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지난 18일 김 위원장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할 당시 입은 베이지색 블라우스는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중국제 저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고가의 명품 코트를 걸치고 온 것과 대비되는 행보로 안팎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구글의 이미지 검색 앱인 구글 렌즈(Lens)로 주애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를 검색한 결과 해당 블라우스는 홍콩과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중국제 제품으로 파악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애는 지난 18일 김 위원장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할 당시 검정색 바지에 구두까지 갖춰 이전에 비해 격식을 차렸다.
주애가 입고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블라우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15달러~21달러(약 2~3만원) 등의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RFA는 해당 업체에 주애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가 판매 중인 제품과 동일한지 묻자 “사진상으론 비슷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제품을 북한으로 배송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여러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받아 판매하는 소매점이기 때문에 블라우스 제조업체가 다른 매장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온라인 쇼핑물에서 해당 블라우스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자신들은 중국 업체”라며 김정은의 딸이 블라우스를 구입한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주애는 지난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를 참관할 때에는 1900달러(250만원)에 달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오리털 재킷’을 착용한 바 있다.
김주애가 명품 코트 대신 저렴한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한 것에 대해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 정책담당 국장은 “내외부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애가 명품을 걸치고 등장하자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나올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하지만 북 수뇌부의 사치품 소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코라도 국장은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배계급의 이 같은 호화로운 지출생활은 주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는 유엔이 북한의 사치품 구매를 금지하고, (북한) 당국이 특정 서구 패션을 자본주의 쇠퇴의 상징으로 삼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평양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이서현씨도 “최근 북한에서 굶어 죽는 주민들이 나올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한데, 김씨 일가는 명품으로 치장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하는 모습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