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 공개한 6조8천억 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안이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맨해튼 지방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음 주 맨해튼 대배심에서 증언할 것을 제안했으며 이는 형사 기소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큰 규모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분석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9일, 6조8천억 달러 규모의 2024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안은 기업과 고소득층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부자증세를 추진한다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끄는데요. 또 한 가지,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요청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염두에 둔 예산안이라는 점을 백악관이 직접 언급도 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예산안 요약본에서 “중국은 국제 질서 재편과 이를 위한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모두 갖춘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런 전례가 없는 특별한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안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재량적이고 의무적인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이런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예산안 내용은 뭡니까?
기자) 네, 바로 국방예산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 예산을 8천420억 달러로 잡았는데요. 평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규모입니다. 또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팔라우 등 태평양 도서 3개국과의 자유연합협정(CFA) 갱신을 위해 71억 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는데요. 이들 태평양 도서 국가들은 최근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지원에 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동맹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중국을 능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 예산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의 예산이 책정된 곳이 바로 인도∙태평양 지역 관련 예산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이들 3개 나라와 자유연합협정을 갱신하려고 한다는 걸 보니, 곧 협정이 만료되나 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평양 도서 3개국들과의 자유연합협정은 올해 말과 내년에 만료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추가 예산을 투입해 협정을 연장함으로써 앞으로 20년에 걸쳐 이들 3개 나라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은 협정에 따라 군사 기지 사용 권리와 다른 특혜에 대한 대가로 이들 세 나라에 필수적인 서비스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예산안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44년 회계연도까지, 미크로네시아에는 33억 달러, 마셜제도에는 23억 달러, 팔라우에는 8억9천만 달러가 지원됩니다. 또 이들 나라의 우편물 업무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6억3천400만 달러가 지원됩니다. 1960년대 체결된 자유연합협정은 미국이 세 나라에 우편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상 예측과 항공 통제, 비상 관리 업무 등을 제공하는데요. 그 대가로 미국은 이들 나라에서 군사, 정보, 통신 그리고 우주 탐사 시설 관련 권리를 얻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지원이 왜 중국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이들 국가 사이의 분열을 시도하고 또 미국과의 협정 연장 협상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원조 계획을 승인할까요?
기자)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미국은 대통령이 예산안을 내긴 하지만 의회가 예산을 논의할 때 참고할 뿐, 예산안 편성과 심의 권한은 의회가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산안이 집행되는 결정권이 의회에 있는 건데요.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지금 연방 정부의 지출을 줄이라고 촉구하고 있고요. 특히 대대적인 대외원조 삭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원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는 초당적인 단합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태평양 도서국 지원 내용을 공화당이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음 주 맨해튼 대배심에서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9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안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는 곧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사안과 관련해서 대배심 증언 통보를 받은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영화 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제공한 사건과 관련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넸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이후 코언 씨에게 이 돈은 변제해줬고,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도 조사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코언 씨는 지난 1월과 2월 맨해튼 검찰과 두 차례 만나 조사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코언 씨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연방 법원으로부터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뉴욕 맨해튼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2018년, 코언 씨가 대니얼스 씨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또 다른 여성에게 입막음 조로 합의금을 건넨 것과 관련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배심 앞에서 증언하는 것을 두고 왜 형사 기소가 임박한 상황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뉴욕타임스는 기소하지 않을 잠재적 피고인에게 증언을 통보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앨빈 브래그 맨해튼 검사장이 대배심 증언을 제안한 것은 기소가 머지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보도에 반응을 보였습니까?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수전 네첼리스 씨는 ‘로이터’ 통신에 “모든 수사 대상자가 그렇듯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배심 앞에 설 수 있다”고 밝히며 맨해튼 검찰로부터 대배심 증언 통보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대배심에 출석해 증언할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브래그 검사장도 아직 기소 여부를 확정한 단계는 아닌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브래그 검사장이 기소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실제로 이루어지면, 2024년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는데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안 외에도 기소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수사가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조지아주에서는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압 의혹과 관련해 풀턴카운티 검찰이 조사하고 있고요. 또 연방 법무부는 특별검사를 임명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과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경제 소식 보고 가겠습니다. 고용 지수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노동부가 10일 지난 2월 미국의 신규 고용 건수를 집계해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월 비농업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 건수는 31만1천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앞선 지난 1월의 50만4천 건보다는 줄어든 건데요. 하지만, ‘다우존스’ 등 시장이 예상했던 22만5천 건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일단 어느 부문에서의 신규 고용이 활발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레저∙접객업에서 10만5천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지면서 가장 활발한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음식과 음료를 파는 식당과 주점에서 절반 이상인 7만 건의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그 밖에 소매 부문에서는 5만 건, 정부에서 4만6천 건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진행자) 최근의 신규 고용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 비교적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데요. 8월 약 35만 건을 기록한 뒤 10월까지 비슷한 수준이 이어졌고요. 11월에는 20만 대로 살짝 떨어졌습니다. 지난 1월 50만 건을 넘기며 깜짝 기록을 세운 뒤, 다시 2월에는 30만 대로 들어섰습니다.
진행자) 이와 함께 실업률도 발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2월의 실업률은 3.6%로 집계됐습니다. 앞선 1월의 3.4%에서 0.2%P 오른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1월 현재 실업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 자료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이를 과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통화 정책, 그러니까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데 주요하게 참고하는 것 가운데 하나 바로 이런 노동 관련 자료기 때문인데요. 언론들은 이번 자료를 보는 연준의 셈법이 복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그렇죠?
기자) 상반된 자료가 함께 나왔기 때문입니다. 먼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에 발표된 신규 고용 건수 자체만 보면 아직 시장의 전망보다 꽤 높게 나오면서 아직도 과열된 노동 시장이 진정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면 안 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거죠. 반면, 반대되는 자료도 함께 나왔습니다. 사실 이는 연준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도 있는 소식인데요. 시급 월간 인상률이 0.2% 증가해, 앞선 달의 0.3% 증가보다 인상 속도가 둔화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부분은 연준이 너무 많은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시급 인상 속도가 둔화했다는 것을 연준이 반길 것이라는 것은 왜 그런 거죠?
기자) 과열된 노동 시장에서 연준이 우려하는 것은 급여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입니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고용주가 인력 확보를 위해 급여를 올리게 되면, 결국 그 급여 인상분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나 상품에 전가되면서 결국 이것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시급 인상 속도가 줄었다는 것은 물가 인상 압박이 완화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출석해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은 일단 연준이 이번 달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까 하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 초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4.5%~4.75%인데요.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P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연준이 참고할 수 있는 또 다른 주요 지표인 2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는 1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 가지 짧게 더 보고 가겠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다시 한번 부채 한도 상향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옐런 장관은 10일 열린 미 하원 세입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를 강조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의회가 이미 한도에 도달한 미국의 부채 한도 31조4천억 달러를 상향하지 않아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되면 이것이 재정적 재앙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그러면서 의회가 조건 없이, 그리고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측에선 정부 지출을 줄여야 이에 합의할 수 있다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