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3, 24일 충남 예산군의 한 리조트에서 전체 의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고 본격적인 당 혁신 방안 찾기에 돌입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당 의원 146명이 참석해 1박 2일간의 ‘난상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계열 전해철 의원이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의원에 대한 본격 불출마 압박에 나선 가운데 그 동안의 ‘잠행’을 깨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 의원이 친문계 홍영표·박광온 의원 등과 같은 토론 조로 묶여 눈길을 끌었다.
당 지도부는 워크숍 시작에 앞서 거듭 당 쇄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당부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연이은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힘차게 전진하기 위해 워크숍을 마련했다”며 “하루가 지나면 달라져 있는 민주당,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넘치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둘러싼 당 내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본인의 견해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마음 상해하지 마시고 더 동지애를 가지고 깊은 토론을 해달라”고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강하고 유능한 야당’을 주문하며 여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 위기에 민생 시름이 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민생현안에 손 놓고 정치보복, 신색깔론으로 국정운영을 위태롭게 해 국민을 벼랑 끝에 몰고 있다”며 “우리 과제는 명확하다. 절박한 각오로 그릇된 것은 버리고 쇄신해 국민의 삶을 지키는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전체 토론에 앞서 초선과 재선 의원 그룹 및 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은 각자 그 동안 진행해 온 선거 평가회를 공유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중간 브리핑에서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송영길 전 대표와 이 의원을 후보로 낸 과정이 적절했냐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민주당은 의원들을 추첨으로 15개조로 나눴는데, 전당대회 ‘맞수’로 꼽히는 이 의원과 홍 의원이 공교롭게도 같은 ‘14조’에 배정됐다. 이들과는 친문·친이낙연계의 이장섭·박광온·어기구·허영·홍성국 의원과 비이(비이재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고용진·송갑석 의원, ‘처럼회’ 소속 김의겸 의원이 함께 뽑혔다. 허 의원은 워크숍 중 기자들과 만나 “(분임토론에서) 할 말은 해야지”라며 이 의원 앞에서 선거 책임론을 내세우며 불출마 압박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이날 워크숍 토론에 앞서 전체 의원들 앞에서 “초선으로서 열심히 하겠다”며 뒤늦은 당선인사도 했다. 이날 워크숍 현장 밖에 이 의원 지지자들이 모여 “이재명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지금까지는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날 워크숍에서 나오는 발언들이 이 의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예산=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