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 최후변론이 열렸습니다. 검찰 측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배심원이 평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각자의 입장을 재주장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모든 세대가 자유를 쟁취”해야 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메모리얼데이 연설에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8일 뉴욕 검찰 측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의 최후변론이 열렸습니다. 앞서 이번 사건을 맡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검찰과 피고인 측에 28일까지 최후변론을 준비하라고 알린 바 있는데요. 최후변론은 검찰 측과 피고인 측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제시했던 증거를 토대로 각자의 주장을 마지막으로 설명하는 시간입니다.
진행자) 최후변론이 끝나면 배심원들이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 여부를 가리게 되는 겁니까?
기자) 최후변론 다음 날인 29일에는 설시(jury instructions)라고 해서,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배심원단에게 이번 사건의 쟁점과 법적 지침 등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나면 배심원단은 바로 유무죄 여부를 가리기 위한 평의에 들어가게 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지려면 배심원단 12명 만장일치 결정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최후변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배심원들에게 무죄를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검찰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반대로 무죄를 주장하며 몇 시간에 걸쳐 변론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최후변론에서 새로운 증인을 부를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앞서 여러 증인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정황들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 5주간 20명이 넘는 증인이 진술했는데요. 핵심 증인은 검찰 측 증인인 마이클 코언 씨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 씨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건넸다고 하는 인물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관계를 맺은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죠. 검찰은 코언 씨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하는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을 변제하기 위해 트럼프그룹의 사업 기록을 위조하는 데 가담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가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기자)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입막음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냥 하라”고 지시했으며, 따라서 코언 씨는 대니얼스 씨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했고, 추후에 대신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것도 승인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돌려받은 돈의 성격에 관해서도 증언했나요?
기자) 네,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법률비용으로 돈은 변제해줬는데, 자신은 해당 기간 법률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코언 씨는 또 차후 두 차례 돈을 상환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합의했으며, 자신이 받은 수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서명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녹음 오디와 명세 서류 등이 증거로 제출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배심원들이 이런 코언 씨의 주장과 증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평결의 핵심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문제는 배심원들이 코언 씨의 증언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입니다. 코언 씨는 자신이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고 또 탈세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코언 씨는 당시 트럼프그룹의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승인을 받아 총 42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차후 내야 할 세금을 감안해 금액을 늘려 받은 것이었습니다. 또 코언 씨는 42만 달러 가운데 다른 기업에 전달하기로 한 돈을 비롯해 총 6만 달러를 가로챈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로 이런 점을 들어 코언 씨를 공격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토드 블랜치 변호사는 코언 씨가 뻔뻔하고, 변덕스러운 사람으로 묘사하며 코언 씨 증언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코언 씨가 대니얼스 씨에게 돈을 지급한 이유는 본인의 의사 결정이었고, 차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한 자리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게 불발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와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으려고 했던 인물이 또 있었죠?
기자) 이번 재판에서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연예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전 발행인 데이비드 페커 씨입니다. 페커 씨는 지난 2016년 대선 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륜 관계였다는 사실을 폭로하려고 하자 맥두걸 씨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보도 독점권을 사들인 후 관련 사실을 묻어버렸습니다. 검찰은 페커 씨가 이른바 ‘취재 후 죽이기(catch and kill)’ 수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모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페커 씨는 자신은 취재원에게 기사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는 ‘수표 저널리즘’ 관행을 사용했으며, 불법적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증인으로는 누가 나왔나요?
기자) 과거 코언 씨에게 법률 자문 역할을 했던 로버트 코스텔로 변호사가 증인으로 소환됐습니다. 코스텔로 씨는 과거 코언 씨가 입막음 돈을 지급하는 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맹세까지 했다고 증언하며 코언 씨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서 증언할지도 관심사였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국 증언대에 서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 결과가 눈길을 끄는 이유가 미국 대선이 다가오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인데요. 따라서 배심원의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유력 공화당 정치인들이 재판정을 찾기도 했죠?
기자) 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법정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재판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 “선거 간섭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즉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연일 법정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들은 머천 판사가 내린 함구령으로 인해 재판 관련 인물을 언급할 수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해 코언 씨와 대니얼스 씨 등 증인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각각의 혐의에 대해 4년 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모두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최고 136년이 됩니다. 하지만, 뉴욕주는 이 같은 종류의 범죄에 대한 형기를 최장20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판사가 형기를 다 더하지 않고, 동시에 복역하도록 판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최고형을 받더라도 4년만 복역하면 되는 겁니다. 또 집행유예나 벌금형만 나올 수도 있는데요. 어쨌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유죄 판결을 받아도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나요?
기자) 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건입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아예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현충일인 27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는데요.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가진 기념식에서 미국의 모든 세대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는 결코 저절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세대가 자유를 쟁취해야 하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하고, 독재와 민주주의, 소수의 탐욕과 다수의 권리 사이의 전장에서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대통령]
“Our democracy is more than just a system of government. It’s the very soul of America.”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부 체제 이상”이라며 “이것은 미국의 영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참전 군인들이 “자유와 민주주의, 기회와 평등에 기반을 둔 미래”를 위해 싸웠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오늘 우리가 여기에 모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며칠 전에도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축사에서도 졸업생들에게 민주주의 수호자가 되라고 격려하면서 “웨스트포인트에서 배운 가치를 굳게 지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민주주의를 부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연설마다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보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당일 독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는 큰 위험에 처해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27)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라크 참전 군인 출신으로,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사망한 장남 보 바이든 씨를 언급했습니다. 이번 주에 아들의 추도일이 있다고 말한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과 같이 나도 아들을 잃은 고통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상이군인들을 위한 정부 혜택에 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장의 쓰레기 소각장 유해 물질에 노출된 수백만 명의 참전용사에 대한 의료∙장애인 혜택을 강화하는 유해물질피해보상법(Promise to Address Comprehensive Toxics·PACT) 제정을 통해 지난해 보훈부는 상이 군인들에게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국가를 위해 싸운 퇴역 군인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투쟁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