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정상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아세안과 주요국 간 회의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알파벳’과 ‘애플’ 등 6개 거대 정보기술기업이 제공하는 22개 서비스를 특별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이 6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사전 공지되지 않았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폴란드에서 크이우까지 야간열차 편으로 이동하면서 열차 안에서 밤을 보내고 이날 아침 크이우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가장 최근에 우크라이나를 찾은 게 언제였죠?
기자) 작년 9월입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북동부 요충지인 하르키우 일대를 탈환하기 위해 대공세를 막 진행하던 때였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두 번의 방문은 언제 이뤄졌습니까?
기자) 네.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지역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잠깐 만났고요. 4월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주변 지역에서 철수한 지 불과 몇 주 후였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찾을 때마다 매번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왜 우크라이나를 찾은 걸까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대반격’을 선언한 지 4개월째인데요.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자들로부터 현재 전황에 대해 직접 듣고 이를 점검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블링컨 장관을 수행한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은 이달 중순 뉴욕에서 있을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론을 앞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상황을 알리고 지지를 촉구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뉴욕에서, 지금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지속적인 지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전 세계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계속 설명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계속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뉴욕에 도착하기 전에 협의하고 조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이 천문학적 지원을 계속 쏟아 붓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이렇다 할 전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한정 지원을 계속할 수는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양보하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다짐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반 넘게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은 “독재자들이 이웃을 물어뜯으면 벌을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얼마 전에도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추가 예산을 요청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의회에 2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에만 600억 달러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 중 1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안보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만나지요?
기자) 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블링컨 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쿨레바 외무장관, 데니스 슈미할 총리를 각각 만났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주요 의제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보, 인도적 지원 방안과 함께 흑해곡물협정 문제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에 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서방 측이 흑해곡물협정 합의 사항을 먼저 이행하면 러시아도 협정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푸틴 대통령의 주장입니다. 러시아는 서방 측이 협정에서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자국산 곡물과 비료 수출을 여전히 가로막고 있다며 지난 7월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이후 국제 곡물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흑해 연안 항구도시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항구인 오데사항 일대를 겨냥한 러시아 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문 중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러시아 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곡물 수송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5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올해로 43회째를 맞이한 아세안 정상회의는 7일까지 진행되는데요. 둘째 날인 6일에는 아세안과 주요국들 간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동북아시아의 주요 3개국인 한국과 일본, 중국도 매년 회의에 참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일정 가운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가 있습니다. 아세안 회원국은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들 3국과 협력을 통한 역내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아세안 회의 기간, 3국이 모두 참여하는 정상회의와 더불어 개별 정상회담도 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회의에 3국 정상들이 다 참석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참석했지만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중국은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주로 국무원 총리를 보내왔는데요. 다음주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시진핑 주석이 불참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3’ 회의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의 리 총리는 아시아 지도자들이 ‘신냉전’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누구의 편을 들거나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와 분쟁을 적절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미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단합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로 특히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이에 관한 언급도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 총리가 이날 회의에서 “오염수 처리는 세계 해양의 생태환경이나 사람들의 건강에 관련된 것으로서, 일본은 국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주변국 등 이해 당사자와 충분히 협의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기시다 일본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리 총리와의 개별 회담에서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는 과학적 기준에 맞춰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아세안과 개별 회담을 진행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6일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미국은 “미얀마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은 5일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2년 넘게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를 차기 의장국 순번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필리핀이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됐는데요. 아세안은 올해 회의에도 미얀마를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거대 IT 기업 규제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6일,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틱톡 등 이른바 ‘빅테크’ 6개 기업이 운용하고 있는 22개 온라인 서비스를 ‘게이트키퍼(gatekeepers)’로 지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게이트키퍼’라는 게 뭔가요?
기자) 문을 뜻하는 영어 ‘gate’와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의 ‘keeper’를 합친, 문자 그대로 문을 지키는 사람, 수문장이라는 뜻인데요. 여기서는 해당 기업들이 자사의 연동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자사 프로그램만 쓰도록 만들고 다른 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회피하는 독과점 행태를 하는 기업들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예를 들어 주시죠.
기자) 세계적인 기업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와 ‘구글맵’ 등의 기능을 미리 탑재해 사용자들의 선택 권한을 제한해왔습니다. EU의 이번 조처는 지난해 11월 발효된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것입니다.
진행자) EU는 몇 년 전부터 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독과점 행태를 주시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지난 2018년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한 이래, IT 기업들이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자사 서비스끼리 사용자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자를 구속하는 등의 행태를 주시했는데요. 그 일환으로 오랜 논의 끝에 지난해 9월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억제를 겨냥한 ‘디지털시장법(DMA)’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DMA는 11월 발효됐지만 지난 5월부터 실제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DMA가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적용 대상 기업 규모가 상당히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DMA는 법에 적용되는 기업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요. 월간 실제 사용자 4천500만 명 이상에 시가 총액 750억 유로(미화 약 820억 달러)를 보유한 기업이 해당됩니다.
진행자) 이번에 EU가 6개 기업 22개 서비스를 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서비스들이 포함됐습니까?
기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링크드인이 들어갔고요. 구글 검색과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 구글맵, 구글플레이, 구글쇼핑, 메타의 왓츠앱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브라우저로는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등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사용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주요 서비스들이 대거 포함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주요 서비스 가운데 알파벳의 이메일 앱인 Gmail,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Outlook, 삼성 웹 브라우저 등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EU 측은 또 MS 검색엔진 빙(Bing)과 에지(Edige), 애플 아이메시지(iMessage) 등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업체의 반론을 평가하기 위해 세부 심사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규제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해당 기업들은 6개월 동안 의무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증명할 수 있는 일종의 유예 기간이 주어집니다. 만일 DMA 위반이 확정되면 연간 전 세계 총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해당 기업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EU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고요. 메타, 구글, 아마존은 EU의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틱톡 측은 시장 조사를 반영하지 않은 조처라고 유감을 표명하며 근본적으로 EU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