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말 유럽 순방에 나서,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F-16 전투기를 지원 약속을 확인했습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정부는 20일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F-16 전투기 이전을 위한 조건이 충족했을 때 미국, 다른 파트너국들과 긴밀한 협력 아래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이전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전투기 제공을 위한 조건에는 F-16을 조종할 우크라이나 인력의 성공적 선발·훈련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전달 시기는 성명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 등 11개국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진행하는 F-16 운용 훈련에 몇 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전달 시기는 내년 초가 유력하고, 빠르면 올 연말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구체적인 지원 물량은 아직 논의 중입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에인트호번 공군기지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원할 수 있는 물량이 최대 42대가 있으나, 이를 전부 전달할지 언급하기엔 “아직 시기가 너무 이르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 덴마크는 19대 확정 발표
덴마크는 19대를 순차적으로 전달할 계획입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20일) 오후 덴마크 북부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덴마크가 F-16 제트기 19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대 가운데 6대는 오는 연말을 전후해 우선 인도할 예정이고 이어서 내년에 8대, 2025년에 5대를 전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0일) 오후 덴마크 보옌스에 있는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라스 뢰케 라스무센 외무장관, 야콥 엘만옌센 국방장관, 메리 왕세자비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앞서 지난 5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F-16 운용 훈련 실시 결정을 주도한 국가들입니다.
두 나라 주도로 폴란드를 비롯한 11개국이 참여하는 F-16 훈련이 곳곳에서 시작됐거나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최근 자국산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공식 승인하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나토 회원국들도 전투기 지원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승인 결정을 통보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 F-16을 인도하는 길을 터 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말 동안 유럽 순방에 나선 것도 미국의 결정에 맞춰 조율된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뤼터 네덜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연쇄 회동은 각자 공군기지에서 이뤄졌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장의 F1-6 전투기에 직접 올라 포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뤼터 총리와의 공동 회견에서 “매우 역사적이며 강력하고, 우리의 사기를 북돋는 결정”이라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 스웨덴산 4.5세대 ‘그리펜’ 지원 가능성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9일) 스웨덴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방공 전력 강화를 위해 스웨덴산 4.5세대 전투기인 ‘그리펜’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진행한 공동 회견에서 “우리는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우리에겐 현대적인 전투기가 없다”면서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위한 그리펜 시험 훈련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스웨덴 정부는 사브가 제작하는 그리펜 전투기의 시험에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9일) 아울러 “스웨덴의 그리펜은 여러분의 자존심이며 나는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그 자존심을 우크라이나와 공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몇 주 안에 전투기 지원에 관한 논의를 개시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