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타이틀42' 종료 후 불법입국 절반 감소…16일 부채 한도 재협상, 바이든 '낙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를 즉각 추방하는 ‘타이틀 42’를 폐지한 후 남부 국경을 넘는 이주자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의회 지도부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국경 상황에 대해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직접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14일 ‘CNN’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이틀간 미국 국경순찰대가 적발한 이주자 숫자가 ‘타이틀 42정책’ 종료 전과 비교해 50%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를 즉각 추방하는 ‘타이틀 42’가 종료된 이후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 상황이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예상외로 불법 입국 시도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진행자) 수치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줄어든 건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마요르카스 장관은 타이틀 42 종료 직전에는 국경에서 하루 1만 명이 넘는 이주민을 적발됐지만, 지난 12일에는 약 6천300명, 그리고 13일에는 4천200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지난 이틀간 우리가 본 수치는 타이틀 42 종료 전 수치보다 현저히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새로운 규정이 막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서 타이틀 42가 종료되면 남부 국경 상황이 더 혼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타이틀 42는 지난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도입된 정책인데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에서 붙잡힌 불법 입국자를 당국이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타이틀 42는 지난 11일 자정 부로 종료됐는데요. 이 정책이 폐기되면 미국 입국이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이주민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몰려들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불법 입국 시도가 줄어든 이유는 뭘까요?

기자) 마요르카스 장관은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정부가 이주민에게 미국에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질서정연하게 입국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렸다며”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입국 경로를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합법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지를 매우 분명하게 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확대한 합법적인 입국 경로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타이틀 42 종료에 맞춰 타이틀 8을 발동했는데요.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하기 위해선 이주민이 국경을 넘기 전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민국 담당자와 인터뷰 날짜를 미리 잡아야 하고요. 아니면, 미국에 도착하기 전 통과한 국가들로부터 보호를 요청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입국할 경우 바로 추방되고요.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되는 건 물론 형사 처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형사 처벌이 복원된 것이 불법 입국 시도가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는데요. 앞서 타이틀 42는 국경 순찰 요원들이 망명 절차 없이 불법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처벌을 부과하지는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국경 상황에 대해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르호보스비치에 있는 별장에서 주말을 보냈는데요. 이곳에서 만난 기자들이 남부 국경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묻자, “여러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낫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 국경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지역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텍사스주 국경도시인 라레도의 빅터 트레비노 시장은 14일 ‘CBS’ 방송에 “우리가 처음 예상했던 것만큼 이주민의 대거 유입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경 지역 관리들은 이미 이민자 수용 시설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주자가 급증할 경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 명의 사람들이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에서 텐트를 치고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들이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입국을 시도할 것으로 현지 당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불법입국자 수가 타이틀 42전과 비교하면 절반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공화당 쪽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14일 ‘ABC’ 방송에 출연해 “캐러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은 여전히 (미국에) 들어오길 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캐러밴이란 미국 남부 국경으로 이동하는 대규모 중미 이민자 행렬을 말합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토안보장관이 말하지 못한 것은, 이번 주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월경을 목격했다는 것”이라며 남부 국경 상황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임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이런 남부 국경 상황을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한 정책 탓으로 보고 있는데요.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이 너무 엄격하다는 시선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민 옹호 단체 쪽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정부의 새로운 규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이 14일 ‘ABC’ 방송에 출연해 해당 소송에 관해 생각을 밝혔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것은 망명 금지가 아니다”며 “우리는 인정사정없는 밀입국자들을 차단해야 하는 보안 문제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 델라웨어주 르호보스비치 고든스폰드 주립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부채한도 상향을 위한 추가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곧 의회 지도부와 만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14일, 델라웨어주 르호보스비치에 있는 별장 인근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기자들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6일에 부채한도 재협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관련 모임이 지난 12일로 예정돼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난항을 겪고 있는 부채 한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회동했는데요. 1시간가량 열띤 토론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고요. 12일에 재협상을 하기로 했는데, 돌연 연기됐습니다. 회동에는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가 참석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회동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중간에 규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구체적인 진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나는 타고난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물론 그들도 합의에 도달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그들이라면 공화당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부채 한도 상향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고요.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우선 급한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처리하면, 이후에 정부 지출 삭감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9일 지도부 회동 이후 양측의 실무자간 협의도 시작됐는데요. 주말에도 협의는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그간 양측의 입장 변화가 좀 있는 걸까요?

기자) 아직 백악관이나 공화당 쪽에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차기 회담 일정이 16일로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닌데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워싱턴으로 돌아오고 또 17일부터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16일에 회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진행자) 회동을 마냥 연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만약 부채한도가 상향 또는 유예되지 않으면 미국은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4천억 달러로 이미 올 1월에 상한선에 도달했습니다. 연방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특별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르면 6월 1일에 특별 조치 능력이 바닥이 나면서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디폴트 예상 시점이 여전히 좀 유동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재정이 6월 초 중대한 고비를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 6월 15일까지는 특별 조치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업들의 분기 세금이 유입되고 또 다른 조처들이 연방 정부에 현금을 가져다주면서 어쩌면 7월 말까지도 디폴트 위기를 피할 수 있다는 진단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1년과 2013년에 디폴트 위기 직전까지 간 적은 있지만, 실제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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