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약 200명의 포로를 교환했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역대 최대 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들을 교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0일 전쟁 포로 약 200명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부 당국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측 포로는 106명, 우크라이나 측 포로는 100명입니다.
진행자)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양국 간의 포로 교환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네. 포로 교환은 그나마 두 나라가 협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포로 교환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그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양국 모두 이번 포로 교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풀려난 포로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에, 일부 우크라이나군 포로는 심한 부상과 질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는 풀려난 남성 군인 80명과 여군 20명 가운데 거의 절반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거나 질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고요. 일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는 포로들의 구체적인 상태는 언급하지 않고, 풀려난 러시아군 포로들이 치료와 재활을 받기 위해 군 수송기 편으로 모스크바로 후송되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벨라루스를 찾았군요?
기자) 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10일 벨라루스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났다고 벨라루스 국영통신 ‘벨타(BelTA)’가 보도했습니다. 벨타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안전 보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는데요. 바로 전날(4일) 핀란드가 70년 넘는 중립국의 지위에서 벗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식 가입한 데 이어 루카셴코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찾으면서 많은 이목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는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최대 동맹을 자처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로 이어지는 진격로를 내주는가 하면,러시아군의 비행장 이용을 허용하는 등 공격의 발판을 제공해왔습니다. 옛 소련 국가의 하나였던 벨라루스는 한때 관계가 소원한 적도 있지만 원래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특히 국방, 에너지 분야 등에서 의존도가 높은데요. 두 나라는 지난 1997년 조약을 통해 ‘연합국가(Union State)’를 선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 간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양국 언론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안보와 외교, 경제 협력 등을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격 발표해 서방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두 정상이 회담에서 관련 논의도 했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벨타 통신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10일 쇼이구 장관에게 당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언급하면서, 만일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자국의 영토’로 간주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포로 교환과는 별개로 러시아군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11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도시와 마을들에 미사일 공습과 폭격을 계속하며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수미, 체르느히우 등 9개 국경 마을에 대대적인 폭격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 상황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적어도 6명의 민간인이 다쳤습니다. 지난 9일은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가 믿고 있는 정교회의 ‘종려주일’이었고, 기독교 부활절이기도 했는데요.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에도 러시아의 공세는 계속됐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야간 연설에서 “이게 바로 테러국가(러시아)가 종려주일을 지키는 방식”이라고 비난하면서, 러시아가 국제 사회로부터 더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 바흐무트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도네츠크주 러시아 점령지의 친러시아 인사인 데니스 푸실린 행정수반은 러시아 병력이 현재 시의 75%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흐무트 전투를 지휘하고 있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이른바 ‘초토화작전’으로 전술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필리핀 간에 합동 군사훈련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미군과 필리핀군이 11일부터 석 주간 ‘발리카탄’ 연례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발리카탄’은 어깨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의 필리핀 말입니다.
진행자) 훈련 규모가 역대급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참가 병력 수 면에서 역대급입니다. 올해로 38회째를 맞이한 이번 훈련에 미군과 필리핀군 1만7천 명 이상 참가하는데요. 이는 발리카탄 역사상 가장 많은 병력이 참가하는 것입니다. 미군 측에서 약 1만2천200명, 필리핀 측에서 5천400명이 투입되고요. 동맹 협력 차원에서 호주 군인 110여 명이 참가합니다.
진행자) 작년에는 참가 병력이 어느 정도 규모였습니까?
기자) 지난해에는 약 9천 명의 병력이 투입됐습니다. 친중국 행보를 보였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정부 때는 발리카탄 훈련 규모가 많이 축소됐는데요.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아예 훈련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훈련이 재개되기 했지만 1천 명 미만으로 훈련 인원이 제한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는 참가 병력 규모가 크게 확대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훈련은 지난해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전함과 전투기를 비롯해 패트리엇 미사일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이 동원되고요. 또 사상 처음으로 해상 실탄 훈련도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번 훈련에서는 어느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기자) 필리핀 측 지휘관인 마빈 리쿠딘 장군은 전술 기술과 해상타격 훈련을 합친 연해 실탄 훈련이 이번 합동 훈련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 지휘관인 에릭 오스틴 장군은 이번 훈련은 “우리가 함께 현실 세계의 도전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필리핀 간의 관계가 많이 개선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양국 간에 우호적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특히 지난 2월에는 미국에 4곳의 군사기지를 추가로 제공한다고 발표하고, 이달 초 4곳의 지역을 공개했는데요. 추가 제공하는 곳은 루손섬 북부에 있는 해군기지와 팔라완섬 앞바다에 있는 발라바크 섬 등입니다.
진행자) 반면 필리핀의 조처에 중국은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역내 군사적 긴장을 확대하는 조처라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그에 대해 “해당 기지에서 어떠한 공격적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나라와 영토를 지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라카탄 훈련에 대해서도 중국이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10일 연합 훈련이 결코 남중국해 갈등에 개입해서는 안 되고, 중국의 주권과 해양 권리, 이익, 안보 이익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필리핀은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 함께 중국에 맞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는 미국과 필리핀의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이 참여하는 회담이 7년 만에 처음 개최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