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이 F-16 전투기 운용 관련 평가를 받기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고 NBC와 CNN, 영국의 스카이뉴스 등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CNN은 5일, F-16 전투기 등의 조종 기술 습득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에 관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이 미국에서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테스트 받고 있다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스카이뉴스도 같은 내용을 고위 당국자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NBC는 전날(4일) 미 의회 관계자 2명과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 애리조나주 투산 기지에서 미군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2명에게 비행 시뮬레이터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10명이 더 참여할 수 있도록 미 당국이 승인해 둔 상황이라고 NBC는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를 미 본토로 초청해 훈련하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입니다.
■ 젤렌스키, 꾸준히 전투기 요청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봄철 대공세에 대비한 제공권 확보를 위해, 최근 미국과 서방에 F-16 전투기 지원을 요청해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F-16이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장비는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미 당국의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몇달 째 소모전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는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시를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측이 3면 포위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적 철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세를 바꾸기 위해 F-16 전투기 제공을 결정하고 훈련을 당장 시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 “실제 비행기 조종은 아냐”
미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에서 시뮬레이션에 참가 중인 우크라이나군이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지는 않는다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이번 훈련 목적은 조종 능력 향상과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F-16을 비롯해 미군 전투기를 조종하려 할 때 어느 정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F-16 제공 시 훈련과 인도에 필요한 시간은 각각 18개월 정도입니다.
미국은 최근 4억 달러 규모 추가 군수 지원을 발표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확대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돕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와 곡사포 포탄, 브래들리 전투차량 포탄 등 무기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국무부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 인사에 대한 인권 유린 연루 사유로 러시아인 6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 동맹국 지원 연대 계속
미국은 동맹국들과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연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워싱턴 D.C.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은 중요한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나섰고, 군사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 사기에 미친 영향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독일은 앞서, 각각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M1,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