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들에게 미국 애플사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했습니다. 중국은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나 정책을 만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두 번째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21년 만에 여성 외무상이 탄생했습니다. 중국이 탈레반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에 신임 대사를 파견한 첫 번째 나라가 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 애플사 아이폰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중국은 애플 아이폰을 포함해 외국산 스마트폰 구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어떠한 법, 규정, 금지 조처도 내리지 않았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항상 외국 기업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중앙정부 기관들에 애플 스마트폰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제일 먼저 보도했습니다. 이어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 `파이낸셜타임스’ 신문 등 매체들이 잇달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몇 주, 중앙정부와 국유기업, 과학기술 기업 등으로 아이폰 사용 규제를 확대하고 있고, 직원들에게 직장 내 사용 금지와 직장에 아이폰을 가져오지 말라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보도는 지난주에 나왔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8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실제로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마오닝 대변인은 당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중국 정부는 “어떤 나라 상품, 서비스든지 중국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환영한다”고만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늘(13일) 브리핑에서는 금지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확실하게 말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정보와 인터넷의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애플과 보안 문제를 연계해 주목됩니다. 마오닝 대변인은 “최근 우리는 많은 언론사가 애플 휴대전화의 보안 사건을 다룬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휴대전화 기업은 중국의 관련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정보 안전 관리를 강화해서 소비자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애플 아이폰과 관련해 어떤 보안 논란이 있었나요?
기자) 네. 애플 아이폰이 최대 장점으로 홍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보안에 강하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2007년 처음 출시한 1세대 아이폰 때부터 사이버 공격이 어려운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다른 단말기에 비해 높은 보안성으로 차별화를 뒀는데요. 하지만 최근 사용자 권한 탈취 가능 등 보안에 취약점이 발견됐습니다. 여기에 지난 6월에는 러시아가 미국 정부와 애플의 연계설을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와 애플이 어떻게 연계됐다는 거죠?
기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애플과 연계해 아이폰에 ‘백도어(backdoor)’를 장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백도어는 일종의 비밀 잠금 해제 프로그램인데요. 이를 통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게 러시아 정보기관의 주장입니다. 애플 측은 즉각 관련설을 부인하며, 어떠한 정부와도 협력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런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애플사의 아이폰 금지설은 중국 최대 첨단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시와 맞물리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미국이 국가안보상 이유로 제재를 가한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인데요.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미중 간 전방위적 갈등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화웨이 제재가 부당하다고 반발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제재하는 것은 중국의 빠른 기술 성장을 견제하는 미국의 적나라한 기술 패권 야욕이라고 비난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자사 제품과 각국에 설치하는 5G 통신망에 ‘백도어’를 심어 기밀정보를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는 그동안 중국의 정보기술을 대변하는 기업으로 통했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중국의 대외 경제정책인 ‘일대일로’ 사업 과정에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맺는 나라들에 통신망을 까는 등 화웨이는 중국의 세력 확장과 궤를 같이해 왔습니다. 유럽도 화웨이의 주요 시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와 많은 계열사를 수출통제 명단에 넣고 제재를 가하면서 위기를 겪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3년 만에 신제품을 출시해 화제를 일으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메이트 60 프로’라는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했는데요, 미국이 규제하고 있는 첨단반도체 칩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이 자체 기술로 이런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해 왔었는데요, 이 때문에 미국의 규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현재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분명히 파악한 후 적절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봅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고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가 13일, 취임 후 두 번째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총리를 제외하고 19명 각료 가운데 13명을 교체하는 대폭 개각입니다.
진행자) 어떤 인물들이 새로 등용되고, 유임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이번 개각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새로운 여성 외무상의 탄생입니다. 일본의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할 외무상으로 가미카와 요코 전 법무상이 발탁됐는데요. 일본에서 여성 외무상이 나온 건 21년 만의 일입니다. 가미카와 신임 외무상은 ‘일한의원연맹’ 소속 지한파 의원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자 내각 ‘이인자’라고 할 수 있는 관방장관 자리에는 누가 올랐습니까?
기자)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유임됐습니다. 지난 2021년 기시다 총리와 총리 경쟁을 벌였던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유임됐고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를 맡고 있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도 이번 개각에서 자리를 지킨 6인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개각에서 또 주목할 만한 점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여성 각료가 많이 발탁된 점입니다. 기시다 내각 1기에는 여성 각료가 2명이었는데요. 이번에는 가미카와 외무상을 포함해 5명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각료 비중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 정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2001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정부 때는 여성 각료가 1명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기용된 13명 가운데 각료 경험이 있는 인물은 2명뿐이고, 나머지 11명은 처음 입각하는 인물들이라는 점도 눈에 뜨입니다.
진행자) 행정부 경험이 없는 새로운 얼굴들로 대폭 물갈이를 한 것이군요?
기자) 네. 이번에 새로 발탁된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처음 입각한 인물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에서 총리 안보 담당 보좌관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또 쓰치야 시나코 부흥상, 가토 아유코 저출산담당상, 지미 하나코 지방창생담당상도 처음 입각했는데요. 모두 여성입니다. 여성 장관 5인 중 한 명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은 유임됐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전통적으로 계파정치로 유명한데요. 기시다 내각 2기는 어떻게 구성됐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아베파가 최대 파벌이고요.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아소파,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의 모테기파가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고요. 그동안 중도를 표방해 온 기시다 총리의 기시다파가 새로운 계파를 형성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개각에서는 아베파와 아소파, 모테기파가 고르게 중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내년의 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염두에 둔 기시다 총리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한 계파의 득세를 견제하는 발탁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개각과 함께 자민당 주요 당직 인사도 단행했는데요. 모테기 간사장은 유임시키는 한편 당의 주요 직책인 선거위원장에 오부치 유코 중의원을 발탁했습니다. 오부치 의원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로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인데요. 일본 매체들은 차기 당 총재 선거에서 모테기 간사장을 견제할 인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신임 대사를 파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서 자오싱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 대사의 신임장 전달식이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탈레반 정권의 모하메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장관 대행 등이 참석했는데요. 자오싱 대사는 아쿤드 총리 대행에게 신임장을 제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탈레반 집권 이래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신임 대사를 파견하는 나라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카불에는 각국 정부가 파견한 대사 직분을 가진 외교관들이 소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모두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집권하기 전에 임명된 사람들이고요. 파키스탄이나 한국,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신임장 제정이 필요 없는 ‘대리 대사’ 등의 신분으로 외교 공관을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중국이 탈레반 집권 후 처음 신임 대사를 보낸 나라가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오 대사의 전임은 지난 2019년 취임한 왕유 전 대사인데요. 왕유 전 대사는 지난달로 임기가 끝났습니다. 왕유 전 대사는 탈레반 집권 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발히 중국을 대표하는 외교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탈레반 정권은 지금 국제 사회로부터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도 탈레반과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공공연히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 중국의 아프간 주재 신임 대사 임명을 두고, 중국 정부가 탈레반 정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위한 조치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기자) 중국 정부는 이번 대사 임명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처는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의 정상적 교체이며, 중국과 아프간 간의 대화와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분명하고 일관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후임 대사 파견에 탈레반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자오 대사의 도착을 대대적으로 환영했습니다. 자오 대사는 이날(13일) 군인들의 환영식이 거행되는 가운데 대통령궁에서 탈레반 정부 최고위 인사들을 만났는데요. 탈레반은 정부 웹사이트에 신임장 제정식 사진을 올리며 집권 후 처음 맞이한 외국 대사를 반겼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부 관리들도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무타키 외교장관 대행은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은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자오 대사 임명은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중대한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 대변인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다른 나라들도 나서서 아프가니스탄과 교류하라는 신호라면서, 좋은 관계를 구축해 현재 당면한 문제 또는 다가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는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관이 13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대사관 측은 이 성명에서, 국제사회가 대화를 유지하고 포용적인 정치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테러와 싸우고 우호적인 대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