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트럼프 전 대통령 연방 기소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240여 년 미국 역사에서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방 기소 과정과 파장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연방 기소”

지난 8일 미국 마이애미 연방 대배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기밀 무단 반출 혐의에 대해 기소를 결정했습니다.

마이애미 연방 대배심은 지난 몇 달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에 관한 연방 검찰의 기소 내용을 청취한 후 최종적으로 해당 사건을 재판에 부치기로 결정한 겁니다.

여기서 미국의 사법제도에 관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할 듯한데요.

미국은 다른 대부분의 나라와는 달리, 형사 사건 용의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기소 결정을 검찰이 하는 게 아니라, 민간인들로 구성된 ‘대배심(Grand Jury)’이 검찰 등 국가 기관과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이애미 연방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결정함에 따라 연방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마이애미 연방 법원 출두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에게 기소된 사유를 알려주고,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을 피고가 인정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이른바 ‘기소인부절차’를 밟기 위해서였는데요. 널리 예상됐던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혐의”

연방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는 37건이나 되는데요. 크게 두 가지, 국가기밀 무단 반출과 사법 방해 혐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 31건, 문건 은닉과 허위 진술 등 연방 수사 당국의 법 집행을 방해한 혐의가 6건입니다.

모두 중범죄에 해당하며, 특히 방첩법 위반에 해당하는 혐의가 다수 있습니다. 방첩법 위반의 경우 최고 징역 10년으로, 특검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배심원단이 인정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백 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 1월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때 다량의 서류 상자를 플로리다 사저로 가져가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상자들 안에는 재임 시절 주고받은 편지, 사진, 기념품, 신문 기사부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보유할 권한이 없는 수백 건의 기밀 문건도 들어있었는데요. 미국의 ‘대통령기록법’ 상,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모든 공적 자료는 사유 재산이 아니라 국가 소유로 간주돼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넘겨야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어기고 국가 기밀문건을 마라라고 사저로 가져간 건데요. 뒤늦게 이를 알게 된 NARA가 반납을 요구하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세 차례나 자택을 압수 수색해 회수한 기밀문건만도 300건에 달합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외국의 국방 정보, 적의 공격에 대비한 계획 등 민감한 국방 기밀이 들어 있는 상자들을 연회장, 화장실, 창고 등에 부주의하게 보관해 왔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메릭 갈랜드 미 연방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잭 스미스 검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하고 수사를 지휘하게 했습니다.

미국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연방 기소를 끌어낸 스미스 특검은 미국에는 하나의 법이 있고, 그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주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재임 당시 문서를 갖고 있는 것은 모든 전직 대통령도 해왔던 일이고, 자신은 이 문서를 가질 모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방첩법은 반역자, 간첩을 쫓는 데 사용되는 법으로 이번 사안은 형사법이 아니라 민사법인 대통령기록물법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일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최악의 마녀사냥이며, 부패한 바이든 정부의 악랄한 권력 남용이자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공화당 경선 주자들 가운데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굳건한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연방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입니다.

미국 헌법이 대통령 출마 자격 요건을 단 3가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 35세 이상, 미국에서 14년 동안 거주한 사람으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출마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한 재판이 언제 시작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아직 다음 심리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인데요.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 후에나 재판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혐의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국가기밀 불법 반출 사건 외에도 각종 형사, 민사 사건에 연루돼 있습니다.

2016년 대선 직전에 불거진 성 추문 입막음용 돈 지급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3월 기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연방 대배심이 아닌 뉴욕주 맨해튼 대배심의 결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첫 번째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재판은 내년 3월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미 1심에서 패한 성폭행 관련 민사 사건도 있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 포함 일가가 거액의 금융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한 민사 소송도 제기돼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 국가기밀 무단 반출 혐의를 수사해 온 잭 스미스 특검이 맡고 있는 또 다른 형사 사건도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21년 1월 6일에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건입니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 부분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경합주였던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개입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 검찰은 이르면 8월 대배심의 기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민 여론”

국가기밀 불법 반출 혐의로 미국 대통령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연방 당국에 의해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지만, 각종 여론 조사 결과, 공화당 경선 후보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성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4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2%에 그쳐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또 공화당원의 81%는 이번 사건과 정치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당한 표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공화당원들도 30%가 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퀴니피액대학교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8%,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로 소폭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혐의, 또 앞으로 이어질 일련의 재판 과정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잭 스미스 미 연방 특별검사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잭 스미스 미국 연방 특별검사입니다.

지난 9일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내용을 발표하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연방 기소를 끌어낸 인물이 누군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1969년 태어난 그는 뉴욕주 시러큐스 근교 클레이에서 자랐습니다.

1994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뉴욕시 맨해튼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10여 년간 뉴욕시 브루클린 검찰청에서 갱단과 폭력 범죄, 금융사기, 공직자 부패 등 다양한 사건을 맡았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법무부에서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부패 혐의를 조사하는 부서를 이끌었는데요. 로버트 맥도넬 전 버지니아 주지사, 릭 렌지 전 연방 하원의원 등 공화당 거물급 인사들을 부패 혐의로 기소해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습니다. 2008년 처음 ICC에서 파견돼 각국 정부의 전쟁 범죄와 대량학살 사건 등을 감독했는데요. 2018년 다시 헤이그로 나가 1990년대 후반 발생한 코소보 전쟁 범죄 수사를 맡았습니다.

그의 옛 동료 등 주변 인물들은 스미스 특검이 기소 결정까지 충분한 정보 수집을 중시하며, 추진력이 강하고 이성적이며 뚝심 있는 베테랑 검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방 기소 과정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잭 스미스 연방 특별 검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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