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만 교수(하늘깊은샘교회 담임, 대신대)가 <땅, 사람, 역사에 난 하늘 발자국>(감은사)라는 신작을 펴냈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신구약을 망론하여 성경 속에 계시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탄탄한 주해와 명료한 적용으로 전달, 현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다음은 박 교수와 일문일답. <편집자 주>
▲책을 저술하시게 된 계기는?
=성경에서 길을 찾기 위해 저술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잘 닦인 수많은 길이 펼쳐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전 세대는 몰라서 길을 걷지 못했다면 지금 세대는 너무 많이 알아서 길을 못 걷고 있지는 않나 하는 성찰이 제게 있었습니다. 책은 이런 성찰을 바탕으로 현대를 사는 성도가 마주한 다양한 내적 외적 상황을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에 따라 분별하고 또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를 원하는 ‘구도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책이 저술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나타내시려는 전체 주제는?
=이 책은 성경에는 우리가 걸으려는 것과 비슷한 길을 역사 속에서 이미 걸었던 이들의 발자국이 나 있다는 믿음으로 저술되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들려주는 하나님의 말씀은 일방적 선포만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의 길로서 제시되어 사람들로 그 길을 걷도록 하시고 또 그 길에서 이탈할 때는 돌이키시고 하나님이 친히 그 길을 걷기도 하심으로 역사 속에 길이 된 말씀이 바로 성경의 말씀입니다. 이 책은 하나님이 자연과 사람과 역사 속에서 사람들로 걷게 하셨고 또 직접 걸으시며 남겨 놓으신 그 발자국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그 발자국은 바로 오늘 우리가 따라가야 표지판이라는 믿음이 제게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체 주제를 책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셨는지?
=성경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일은 먼저 성경의 원의를 발견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개혁파 성경 해석의 원칙이라고 믿습니다. 성경의 원의를 찾는 일은 성경의 각 권이 기록된 상황에 대한 고려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문자적으로 말씀을 적용하는 일은 때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우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성경을 통해 우리 시대 길을 찾기 위해서 가능한 우리 시대에 보다 더 적실성을 지닌 성경 본문 찾으려고 힘을 썼습니다. 예컨대, 우리 시대 주요 이슈 중에는 자기 존재감과 우상화, 환경, 분단, 지역 불균형, 고통, 공공선, 악의 문제, 자유, 인공지능, 교회의 영향력 쇠락 등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주제들 중 어떤 것은 문자 그대로 성경에서 다뤄지지만 다른 것은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성경의 신적 보편성에 대한 믿음으로 가능한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것과 유사한 상황과 문제를 다루는 성경 본문을 찾아 오늘을 사는 우리의 길로 삼고자 하는 시도를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책은 세 개의 세계와의 씨름한 책입니다. 내 앞에 있는 성경의 세계, 성경 앞에 있는 나의 세계, 성경과 나를 둘러싼 세계.
▲이 책은 성경 전권을 텍스트로 연구하셨는데 성경 한 권이나 몇 권이 아니라 전권을 대상으로 책을 쓰신 이유는요?
=이 책은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고대 근동 세계를 배경으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통해 우리 시대 빛을 찾고자 했습니다. 2부는 1세기 팔레스타인을 배경으로 하는 나사렛 예수와 그에 관한 복음서를 통해 우리 시대 길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3부는 1세기 지중해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바울과 그의 서신이 주는 빛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책이 한 권의 책이나 본문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전 권을 대상으로 삼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는 역사 속에서 주어졌고 그 계시의 빛은 점진적으로 밝아져 결국 예수님과 신약 시대에 이르러 그 절정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 난 하나님의 발자국을 찾고 따라 걷는 일은 그 발자국이 도달한 목적지를 염두에 두는 것이 훨씬 더 성경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정 중에는 희미하고 애매했던 발걸음이 도착지에 이르러 돌이켜 볼 때는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듯이 예수님과 신약성경의 빛은 구약성경과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산봉우리와 같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성경 전체를 대상으로 책을 저술했습니다.
▲이 책의 장르를 무어라고 보면 좋을까요?
=제3부 5장(사랑의 네 단계)을 내외하고는 책 대부분은 신구약 성경의 특정 본문에 대한 꼼꼼한 주해를 바탕으로 주제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의 장르는 ‘성경해석학’ 혹은 ‘성경에 대한 신학적 묵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여러 이슈들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해법’은 성경에서 찾으려는 고민을 저술하는 내내 잃지 않고자 심혈을 기울였다는 말을 끝으로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