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노숙집회에…與, 심야 옥외집회 대응방안 논의|동아일보


16일 오후 민주노총이 낮부터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숭례문 방향 도로를 잡고 집회 신고가 끝난 후에도 불법점거 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영한 기자16일 오후 민주노총이 낮부터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숭례문 방향 도로를 잡고 집회 신고가 끝난 후에도 불법점거 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영한 기자

정부와 여당이 21일 심야 옥외집회를 처벌할 수 없는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의 ‘서울 도심 1박2일 노숙집회’처럼 법적 공백을 이용한 심야집회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 보완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민노총 건설노조 노숙집회로 촉발된 불법 집회 대응 및 근절 방안을 협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건설노조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야간문화제 등을 빙자한 불법 집회에 대한 규제방안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의회에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윤 청장,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당정은 현행 집시법에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시간대가 특정돼 있지 않아 심야시간대 도심 한복판 집회가 가능했다고 보고 입법 보완책을 논의했다. 옥외집회 금지 시간대를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규정한 집시법 10조가 2009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은 후 대체 입법이 되지 않아 심야집회를 막을 법 규정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당정이 입법 보완책을 논의했지만 심야 집회 금지는 법 개정사안이라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처리할 수 없다. 윤 원내대표가 집회 금지시간을 오전 0~6시로 특정한 집시법 개정안도 2020년 6월 발의 후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전용기 의원도 2020년 7월 집회 금지 시간을 오전 0~7시로 정한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쉽진 않겠지만 민주당과의 점접을 찾아 협의를 시도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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