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교착 상태에서 핵확산을 택할 의도는 없지만, 미국과 서방 측이 인내심을 시험해선 안 된다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27일 경고했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사건의 전개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지만, 우리의 중요한 이익을 침해하는 대가를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누구도 우리의 결의를 의심하고, 인내심을 실제로 시험해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특히 미국을 겨냥해 “그들은 의도적으로 우리의 근본적인 이익을 침해하고, 의도적으로 위험을 초래하며, 러시아와의 대결에서 지분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정치·외교적 접근으로 우크라이나의 위기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어떤 합리적 계획들도 키예프(크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정권이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지원 겨냥
자하로바 대변인의 이날(27일)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핵 분쟁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러시아 주요 인사들 주장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지난 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지식 교육 마라톤’ 행사에서 “세계는 병들어 있다”면서 “아마도 새로운 세계 대전 직전에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당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새로운 세계 대전이 불가피하지는 않지만 핵 대결 위험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무엇이 인내의 한계가 될지, 무엇이 방아쇠가 될지는 내가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어떤 시점에서 이 일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당국자들의 이같은 자극적 발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대반격’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군 수뇌부가 대반격을 수차례 예고한 가운데, 러시아군은 방어태세에 들어간 정황이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나타났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