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정당성이 증명됐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ICC 영장 발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매우 강력한 포인트”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서,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실제 집행돼 재판을 받아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분명히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앞서 IC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전쟁범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은 특별 담화를 통해, 검찰 청구를 토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실을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혐의 구성 요건에 관해서는 “해당 행위를 저지른 민간·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관련 성명에 명시했습니다.
ICC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최초의 국제 재판소입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습니다.
■ ICC 검사장 “푸틴 재판받을 수 있다”
ICC 측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결국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17일 CNN 인터뷰에서 나치 전범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사례를 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칸 검사장은 앞선 사례 해당자들이 “모두 강력한 권력자들이었지만 법정에 선 자신들을 발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뉘른베르크 국제 군사 재판을 통해 나치 독일에 가담한 인사 여러 명을 처벌한 바 있습니다.
■ 미국 정부, 작년부터 러시아 전쟁범죄 결론
미국 정부는 이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지 몇 주 만인 지난해 3월 1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리켜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날에는 ‘살인 독재자’와 ‘완전 폭력배’로 호칭했습니다.
같은 달 23일, 미 국무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행위들을 ‘전쟁범죄’로 규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달 25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지점에 있는 폴란드 제슈프를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또다시 ‘전범’으로 지칭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전쟁범죄’ 규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이 된 시점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18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벌이면서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에 미국은 공식적으로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태와 관련한 법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반인륜 범죄를 범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들과 그들의 상급자들에게 말한다”며 “당신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