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인들을 위한 국가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재원 확충을 위해 부자 증세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지난 2021년 의사당 난입 사태를 다룬 ‘폭스뉴스’ 보도 내용을 둘러싸고 정계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부자 증세를 추진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메디케어’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고소득자 증세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장애인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연방정부 의료보험인데요. 백악관은 7일, 2024회계연도 예산안에 포함된 메디케어 관련 내용을 공개하며, 부자 증세로 메디케어의 수지 균형을 최소 25년은 더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증세 대상은 누구이고, 세율이 얼마나 오르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연간 40만 달러 이상을 버는 개인에게 부과하는 메디케어 세율이 기존 3.8%에서 5%로 인상됩니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메디케어 수혜자들의 혜택을 삭감하지 않고, 메디케어 약값은 오히려 줄이면서 최소한 2050년까지 메디케어 기금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메디케어 재원 확보를 위해 부자 증세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메디케어 기금이 고갈되기 전에 미리 대비책을 세우겠다는 겁니다. 메디케어에는 현재 6천500만 명 이상 가입돼 있고요. 매년 약 9천억 달러가 투입됩니다. 메디케어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용되는데요. 인구 고령화로 메디케어 가입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별다른 조처가 없으면 메디케어 기금이 2028년에 바닥이 날 것으로 백악관은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금 고갈 시점을 더 늦추기 위해 세금 인상을 추진하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뉴욕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이번 주 내가 공개하는 예산안은 메디케어 혜택을 전혀 줄이지 않고도 2050년 이후까지 메디케어 기금의 수지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장기적으로 모두를 위해 메디케어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공정한 몫을 조금 더 지불하도록 요청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부자 증세 계획이 담긴 예산안은 언제 공개됩니까?
기자) 백악관은 9일, 메디케어 부문을 포함한 전체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부채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이 부채한도 인상을 대가로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의 일몰제를 바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국가부채 논쟁에 있어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가 차기 대선의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메디케어 자금 지원에 관한 계획을 제시한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발표에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결코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코넬 대표는 7일 기자들에게 “하원 다수당이 공화당이어서 다행이다”며 “대규모 세금 인상과 더 많은 정부 지출,이들은 모두 빛을 보지 못할 것이고 미국인들은 공화당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부 지출과 관련한 공화당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공화당은 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려면 정부 재정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공화당 일각에선 은퇴와 장애 수당을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를 예산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이 두 프로그램이 국민들에게 인기는 높지만, 연방 지출의 약 1/3을 차지하고요. 또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관련 지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에서도 자체적으로 마련한 2024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상원은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이 다수당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로 민주당이 상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자 증세 계획을 의회를 통해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021년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건 영상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폭스뉴스’가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당시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7일,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관련 영상을 폭스뉴스에 제공함으로써 음모론 확산을 도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행자) 폭스뉴스를 통해 방송된 영상이 어떤 영상입니까?
기자) 폭스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 씨가 매카시 의장으로부터 입수한 영상은 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의사당 내부를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입니다. 칼슨 씨는 6일부터 자신이 진행하는 일일 시사 프로그램에 관련 영상을 내보내고 있는데요. 칼슨 씨는 미국 보수 언론을 대표하는 언론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관련 보도가 왜 논란이 되는 걸까요?
기자) 시위대가 의사당 안을 걸어 다니는 영상을 보여 주며 칼슨 씨가 “이들은 단지 구경꾼일 뿐”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칼슨 씨는 당시 의사당에 들어간 사람들 가운데 일부만 ‘훌리건’, 즉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이었지 압도적인 다수는 “평화롭고 질서 있고 평온했다”며, “그들은 폭도가 아니라 구경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상황을 잠시 되짚어보고 가죠.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지난 2021년 1월6일, 당시 의회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은 조작됐다며, 대선 결과 인증을 막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한 5명이 숨지고 경찰관 140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의회가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칼슨 씨는 방송에서, 의사당 난입 사건이 평화로운 시위였다고 묘사하며 공개된 영상을 통해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반란 시도였다는 주장은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칼슨 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의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슈머 대표는 칼슨 씨의 언행은 “민주주의의 안정을 위협하고, 남북전쟁 이후 우리 헌법에 대한 최악의 공격 역사를 다시 쓰려는 위험하고 용서할 수 없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짜깁기한 영상을 사용한 보도를 취소하라고 폭스뉴스에 촉구했는데요. 또한, 보안 영상을 제공한 매카시 의장에 대해서도 “칼슨만큼 매카시도 과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하원 의장은 이에 대해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매카시 의장은 기자들에게 논란이 되는 뉴스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투명성을 위해 영상을 제공한 만큼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매카시 의장은 칼슨 씨에게 의사당 난입 영상에 대한 독점 접근권을 줬는데요. 해당 영상은 하원 의사당 난입 특별위원회가 18개월 동안 조사하며 확보한 영상으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이었습니다. 따라서 보안 영상이 대중에 여과 없이 공개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결국 칼슨 씨 방송에서 공개된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공화당에서도 뉴스 내용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영상을 공개한 매카시 의장의 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폭스뉴스 방송에 대해선 톰 메인저 의회 경찰국장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는데요. 매코넬 대표는 폭스뉴스가 의회 경찰국장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의회 경찰국장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메인저 경찰국장은 내부 공지에서 “해당 뉴스는 4만1천 시간의 영상 중 비교적 평화로운 순간만 선별”했으며, “혼돈과 폭력은 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메인저 국장은 또 해당 방송은 “1월 6일 공격에 대한 불쾌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결론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