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5대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했습니다. 8일 만에 네 번째 격추입니다. 중국도 미국 풍선이 지난해 10차례 이상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터키∙시리아 지진 사망자가 3만 5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터키 당국이 건축물 부실 공사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군이 미확인 비행 물체를 또 격추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이 12일, 5대호 가운데 한 곳인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앞바다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을 포함해 미군 전투기가 격추한 비행 물체는 모두 4개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두 개의 비행 물체는 언제 격추된 겁니까?
기자) 하루 전날인 11일 캐나다 북부 유콘 지역 상공에서 격추됐고요. 또 다른 하나는 10일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0일, 11일, 12일, 잇따라 북미 상공에 비행 물체가 출현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국방부는 10일, 두 번째 고고도 비행 물체가 알래스카 상공에 출현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바로 격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잔해 수거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는데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11일, 이번에는 캐나다 영공에 미확인 비행 물체가 출현한 겁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전화로 사태를 논의한 후, 미 공군 F-22 전투기가 해당 물체를 격추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 1958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창설하고, 북미 항공 우주 방어를 공동 관리, 감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휴런호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호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미시간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걸쳐 있는 호수로, 5대호 가운데서는 두 번째로 큽니다. 휴런호는 미시간호와 맞닿아있는데요. 미국 연방항공청은 12일 미시간호 상공에 민간 항공기의 비행을 일시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격추한 비행 물체들도 중국의 ‘정찰 풍선’ 들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와 캐나다 정부 모두 이 3개의 비행 물체에 대해서는 ‘미확인 물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4일 미국 본토 몬태나주 상공에 출현한 고고도 비행 물체에 대해서는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번 비행 물체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체를 아직 파악 중이라며 잔해를 수거해 조사 분석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 발표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공식 보도문에서, 해당 물체가 군사적 위협을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6천100m 고도에서 계속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간 항공기들에 잠재적인 위협을 가했다고 격추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익명의 미국 관리는 휴런호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 물체는 팔각형 모양으로 줄이 매달려 있었으며, 식별 가능한 탑재물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캐나다 상공과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 물체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물체는 미국이 4일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보다 작고, 모양은 비슷한 원통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루 전날인 10일 알래스카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 물체의 경우, 소형차 크기만 했으며 12km 상공에서 떠다니는 것을 미 공군 F-22기가 격추했다고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관련 브리핑에서, 해당 고고도 비행 물체는 민간 항공기의 안전에 합리적 위협을 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첫 번째 비행 물체는 자국의 것이라고 인정했는데요.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흘 연속 북미 상공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 물체에 관해 “아는 바 없다”며 중국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명확한 증거 없이 무책임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원빈 대변인은 또, 미국의 풍선도 여러 차례 자국의 영공을 무단 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왕 대변인 발언,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네. 왕 대변인은 미국의 고고도 풍선이 2022년 1월 이후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자국의 영공을 불법적으로 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해당 풍선들이 정찰이나 첩보용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중국이 영공 침범에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질문에 “책임감 있고 전문적이었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영공에서 12일, 미확인 비행 물체가 출현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매체의 보도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하이 지역 신문 ‘신민완보’와 디지털 매체 ‘더페이퍼’ 등이 보도한 건데요. 이들 매체는 산둥성 칭다오시 지모구 해양발전국이 12일 미확인 비행 물체를 발견했으며, 중국 당국이 격추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양발전국에 따르면 미확인 비행 물체가 떠다니는 곳은 산둥반도 르자오시에서 남쪽으로 약 60km 지점입니다. 하지만 13일 현재까지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나 격추 등 후속 조처 여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터키∙시리아 지진 상황 보겠습니다. 현재 인명 피해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 시각으로 13일 낮 2시 기준, 터키와 시리아 사망자는 3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터키 측에서는 3만 2천 명, 시리아 쪽에서는 4만 3천 명 정도로 보고됐는데요. 하지만 매 시간 1천 명 이상씩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정확한 피해 집계가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가 역대급이군요?
기자) 네. 터키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입니다. 터키는 지난 1939년 발생한 강진으로 약 3만2천 명이 사망했는데요. 이미 그 기록을 뛰어넘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생한 터키∙시리아 지진은 금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낳은 자연 재난입니다.
진행자) 터키가 지진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피해 규모가 매우 크죠?
기자) 네. 그와 관련해 터키 법무부는 부실 공사 혐의로 건설 업자 약 130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터키에서는 이번 지진이 워낙 강력하기도 했지만, 건축물의 내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사례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이번에 가장 큰 피해 지역의 하나인 터키 가지안테프에서 체포된 2명의 건설업자의 경우, 건물 안에 공간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 규정을 지키지 않고 내부 기둥을 없애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일부 건설업자들은 해외로 도주를 시도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진이 발생한 지 만 일주일째인데,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미 이른바 생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72시간의 ‘골든타임(Golden Time)’은 지났지만,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13일에도 터키에서 할머니와 딸, 손녀 일가족 3명 등 여러 명이 구조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은 사실상 종료 단계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진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의 건강과 위생, 안전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재민 구호 활동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 세계 많은 나라가 생존자 수색 작업과 함께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신속한 구호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터키 쪽에서만 20만 명 이상이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많은 생존자가 추위와 배고픔, 오염수 등에 노출된 채 밖에서 지내고 있다며 첫 번째 재해보다 2차 재해의 실질적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의 부실 대응과 늑장 조처에 피해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런 대형 재난은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가 비난 역풍을 맞기도 했는데요. 오는 5월 대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번 지진은 최대 정치적 위기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쪽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리아의 인명 피해는 터키 쪽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지진이 강타한 지역이 대부분 반군 장악 지역인 북서부 일대입니다. 그 때문에 국제 구호물자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관은 내전으로 이미 수년째 고통받고 있는 현지 주민들은 지금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현재 유엔 구호물자는 터키와 시리아 국경을 통해서만 피해 지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