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수석 방문 후 분위기 달라졌다…국조 의결까지 숨가빴던 與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국민의힘은 2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의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전날(23일) 야(野) 3당의 국조 요구에 ‘예산안 처리 후 협의’를 조건으로 합의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조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국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대통령실의 반대기류와 당내 일각의 반발로 인해 비공개 의원총회를 개최한 끝에 어렵사리 당내 총의를 모으고 국조에 참여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개최하고 재석 의원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대통령실과 당내에서 국조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되면서다. 그동안 ‘국조 절대불가’를 외치다 어렵사리 전날 여야 합의안을 마련하는데 도출했지만, 하루 만에 기류가 바뀐 것이다.

여당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는 대통령실의 불편한 의중이 당에 전달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날 국조에 대한 여야 합의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실에서는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오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해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의 분위기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당 지도부와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조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어서 할 말이 없다. 원내대표단이 협상 중이다”고 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다만 그는 ‘협의가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많았다’는 질문에는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이 목적에서 어긋난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국조 대상 중 대통령실이 많이 빠졌다.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이 많이 빠진 게 뭐가 있느냐”며 “경호실 하나 빠졌다”고 답했다.

이 수석의 발언은 대통령실의 부정적 기류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신중하게 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발언은 사실상 전날 합의를 부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김기현·장제원·윤한홍·박성중·이용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권성동 의원이 표결에 불참한 것도 대통령실의 부정적 기류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전날 여야 합의를 앞두고 당내 총의를 모으기 위해 열린 의총에도 장제원·권성동 등 윤핵관 의원들은 불참했다.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에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것 역시 이같은 기류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이 당 지도부를 만난 것은 특조 회의 시작 전으로, 특조 회의에 여당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대상에 대검찰청을 제외할 것으로 요구하고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한 자료제출 문제를 제기하며 특조를 불참했다. 이는 전날 합의안에 명시된 사안으로 이를 하루만에 번복한 것이다.

앞선 합의에서 야당은 참사와 관련해 마약수사가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보기 위해 대검이 국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이에 동의했다.

대검 문제는 이날 오전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의원이 당 지도부를 만나 직접 제기했고, 이에 동의하는 당내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 의원들은 국조 합의에 항의하는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받았는데, 이로 인해 국조 반대 기류가 당내에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불편한 의중과 당내 반발로 인해 당은 이날 오후 2시 비공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원총회는 시작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상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공개한 이후 비공개로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당내 상황이 그만큼 긴박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 앞서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대한민국 법상 경찰의 마약수사 인력 운용과 검찰은 전혀 관계가 없다.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며 “대검이 국조 목적과 범위에 관계없다는 게 확인되면 (합의가)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공개 의총 분위기는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의가 거듭되면서 대검을 국조에 포함하되 질의를 마약수사 관련 부서로 제한하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여야 합의를 존중하면서도 당내 반발 여론을 반영하는 선에서 총의를 모은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대검찰청은 마약수사 부서에 한해서만 (국정조사를) 하는 것으로 하고, 마약 관련 질의를 하는 것으로 만족스럽지 않지만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의총에서 총의가 모아지면서 국민의힘 국조 특위위원들은 오전에 파행했던 특조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여야 간사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과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한편 여야는 특조 첫 회의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이만희 의원은 “대검의 경우엔 (증인채택을) 마약 수사 부서장으로 하되 관련 질의들도 마약 관련 사항에 대해 하기로 했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우상호 위원장은 “국정조사 조사 범위나 주제에 무관한 정략적인 주제를 세게 다룬다고 하면 오히려 그분이 국민으로부터 지탄받지 않겠나”라면서도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여기까지 질의하라고 제한하는 건 국회 역사상 없었다”고 했다.

(서울=뉴스1)

Adblock test (Why?)

Read Previous

美 CBS “한국-우루과이전서 대회 3번째 이변 가능성”

Read Next

월드컵 열기에 교촌치킨 배달 주문 ‘불가’…BBQ앱도 접속 지연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