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담임쌤 못 봤어요”…불안했던 등교 첫날, 교사들 잇단 확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전국 초중고교가 새 학기 등교를 시작했다. 등교 첫날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일선 학교들은 교사의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르면서 시간제 교사 구하기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앞으로 코로나19가 학생 중심으로 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불안 속 첫 등교, 잇따르는 교사 확진

이날 학생과 학부모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새학기 등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 광명시에서 초4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만에 등교한다고 설ㅤㄹㅔㅆ는지 어제 미리 알람을 맞춰두고 잤다”면서 “겨울방학 내내 아침 10시가 넘어서 일어나더니 오늘은 7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2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2만 명을 넘어서면서 등교 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초4 딸을 둔 학부모 이모 씨(45)는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 넘게 나오는데 정상 등교하는 게 맞나 싶다”며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학 첫날부터 교사 확진에 따라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경기 고양시 A중에 다니는 김모 양은 “학교에 갔는데 임시 담임 선생님이 계셨다. 진짜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모른 채 1주일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교사들의 확진으로 학교에서는 때 아닌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B초교는 2일 교사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당장 3일부터 근무할 시간제 교사를 구하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은 “사람이 없어 초등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카페까지 구인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각 시도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 구성하는 교원 대체 인력풀은 전국에서 7만9000여 명이 등록됐으나 시도별 편차가 크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은 2700여 명, 경기는 1만9000여 명 수준이다.

교육당국은 교사가 확진되면 해당 학급 학생들은 등교를 유지하고, 시간표를 조정해 대체수업 등을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확진되면 교과 전담 교사가 대신 임시 담임을 맡는 식으로 인력 계획을 짜 놨다. 그러나 학교들은 교원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이것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C초교 교장은 “교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확진되면 수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커지는 학교 집단감염 우려

정부는 소아청소년 확진자 비중이 늘면서 개학 후 학교 내 감염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전체 신규 확진자 중 19세 이하가 26.2%였다. 4명 중 1명이 소아청소년인 셈이다.

확진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달 1일 19세 이하 확진자는 5786명이었지만, 이달 2일은 5만4751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아 감염 증가세가 더 빠른 측면이 있다. 2일 현재 12~19세 백신 2차 접종률은 71.8%로 전체 접종률(86.5%)보다 낮다. 5~11세는 아직 백신 접종 대상도 아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5~11세가 신규 확진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리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소강기에 접어드는 5월까지 5~11세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소아 확진자 치료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11세 이하 소아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병원 26곳(1442병상)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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