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퇴임 앞두고 사형수 37명 감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연방 사형수 37명에게 감형을 단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고, 이들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재분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은 “나의 양심과 국선 변호인, 상원 법사위원장, 부통령을 거쳐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에 비춰 연방 차원의 사형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확신을 갖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은 설명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혐오에 기반한 대규모 살인을 제외하고 연방 차원 사형 시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4년 전 취임과 함께 연방 사형의 집행을 유예시킨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앞두고

백악관 측은 “이번 조치는 현재의 정책과 관행 아래 내려지지 않았을 형량(사형)을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행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몇 주 동안 대통령은 (기결수들에게) 의미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사면과 감형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40명 중 3명 제외

이번 감형 대상자는 전체 연방 사형수 40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한 인원입니다.

제외된 3명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교회 총기난사범 딜런 루프,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우어스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오해하지 말라. 나는 살인범들을 규탄하고 잔악무도한 행위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교황 “미국 사형수들 위해 기도”

이번 조치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권 운동가들이 잇따라 사형수 감형을 청원한 바 있습니다.

130개 넘는 민권·인권 단체들은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했던 대로 사형 집행을 재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돌이킬 수 없는 조치는 연방 사형수들에게 감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루 앞선 8일 교황은 “미국 사형수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여러분 모두에게 요청한다”면서 “그들의 형량이 감형되거나 변경되기를 기도하자”고 말했습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이탈리아 방문 중 교황을 알현할 예정입니다.

◾️ “공정성에 진지한 의문”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 출신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 발표 전날(22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오브더유니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형수들의 감형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사형 제도의 공정성에 대해 진지한 의문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쿤스 의원은 이어서 “사형수들을 모두 처형하기보다는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한다면, 국내외적으로 미국의 가치에 관해 말하는 바가 더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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