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트럼프, 우크라이나 충돌·격화 매우 우려해”…유엔, 기후대응에 선진국 분담금 증액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바이든 정부의 대인지뢰 사용 승인 등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회의 일정을 연장해 가며 기후위기 대응 취약국가를 돕기 위한 선진국 분담금 규모를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확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이 24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요. 왈츠 내정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관한 트럼프 당선인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당선인은 충돌의 격화와 이것이 향하는 방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1만여 명의 병력을 파견했고요. 이에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그간의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대응했는데요. 왈츠 내정자는 한국도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전쟁 양상이 확전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인터뷰에서 그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왈츠 내정자는 “그건 그냥 전선에서 인간 고기 분쇄기”라면서, 전쟁 상황이 1차 세계대전 때의 참호전과 더 비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왈츠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살을 “엄청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고조되는 상황에 대응하기보다는 억제력을 회복하고 평화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며, ‘보다 광범위한 틀 안’에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는 대인지뢰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 즉 주요 전장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주 오스틴 장관의 발언 내용 직접 들어 보시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What we’ve seen most recently is because the Russians have been so unsuccessful in the way that they have been fighting, they’ve kind of changed their tactics a bit in that they don’t lead with their mechanized forces anymore. They lead with the dismounted forces who are able to close and do things that kind of pave the way for mechanized forces. So that’s what the Ukrainians are seeing right now. And they have a need for things that can help slow down that effort on the part of the Russians.”

기자) 그동안의 전투 방식이 매우 성공적이지 못했던 러시아가 최근 전술을 약간 변경했다는 겁니다. 즉, 더 이상 기계화부대를 앞세우지 않고, 대신 기계화부대를 위해 길을 닦고 가까이 진격할 수 있는 보병부대를 앞세우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런 시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미국이 제공할 대인지뢰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하는 대인지뢰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까지 두 달도 채 안 남았습니다. 원활한 정권이양이 매우 중요한데, 왈츠 내정자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만났다고 합니다. 왈츠 내정자는 민주당 소속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 소속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을 교체하는 지금 “우리의 적들이 두 행정부를 이간질할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면서 “우리는 긴밀한 관계이며 정권 전환에 있어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때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전쟁을 종식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한 적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평화 구상안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점령지 양보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당시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TV 토론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나는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고만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은 휴전이나 종전 협상에 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협상과 접촉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는 입장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주 전현직 러시아 관리들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휴전 협상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유지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라는 양대 조건은 변함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나토 수장이 최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습니다. 나토는 다음날 성명에서 두 지도자가 “동맹이 직면한 모든 범위의 글로벌 안보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간략하게 밝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과 뤼터 사무총장이 만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뤼터 총장은 지난달 취임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나토를 구시대의 산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 긴급 회동도 잡혔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으로 26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긴급회의가 열립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을 겨냥해 신형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건데요. 구체적인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 대선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야당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에 진출했는데요. 현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루마니아 정치구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2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 폐막식 중 로고가 보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9) 당사국 총회가 끝났군요?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약칭 COP29가 24일 폐막했습니다. COP29는 당초 22일 막을 내릴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핵심 의제인 기후대응 재원 문제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회의가 이틀 연장됐습니다.

진행자) 2주일 회의 일정에 이틀을 더 연장할 정도로 불협화음이 심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회의에서는 선진국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취약한 나라들을 돕기 위한 이른바 ‘기후대응 재원’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담금 규모와 재원 마련 등을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 도서국 등 간에 격렬한 논쟁과 이견으로 큰 진통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합의를 이끌어내긴 한 건가요?

기자) 네. 선진국들이 분담하는 기후대응 재원은 현재 연간 1천억 달러로 설정돼 있는데요. 이를 최소한 연간 3천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초 폐막 전날인 지난 21일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서는 연간 2천500억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논쟁의 요지는 뭔가요?

기자) 기후변화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도서국과 최빈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최소 연간 5천억 달러까지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초안에 2천500억 달러가 제시되자 일부 도서국, 빈곤국 대표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가 결렬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합의는 도출된 거군요?

기자) 네. 무크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은 “사람들은 아제르바이잔이 성과를 낼지 의심했고, 모든 사람이 동의할지 의심했지만 그들은 모두 틀렸다”면서 3천억 달러는 극심한 기후 상황에 대처하고 취약하고 가난한 나라들이 청정에너지 경제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도 “어려운 여정이었지만 우리는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 새로운 재정 목표는 기후 영향이 악화하는 가운데 인류를 위한 보험정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반발하는 목소리는 없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해당 발표가 나온 후에도 여러 개도국, 도서국 대표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찬드니 라이나 인도 대표는 3천억 달러는 너무 빈약하고 미미한 액수라며, 이 합의안은 단순히 시각적 환상에 불과할 뿐, 우리 모두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데 1조 3천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연간 1천억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제대로 이행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해당 합의는 지난 2009년에 이뤄졌던 건데요. 지구온난화에 막대한 책임이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개도국들에 연간 1천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이행되지 못했고요. 지난 2021년 총회에서 목표 기간을 2025년까지로 연장한 데 이어 2022년 처음 이행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회에서 2035년까지 연간 3천억 달러 제공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합의한 건데요. 하지만 기금 마련 방식도, 책임 소재도 모호해 여전히 이행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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