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농구 선수 귀국’ 보도에 ‘대북제재’ 언급…‘이례적 경고 메시지’ 해석도


중국 정부가 중국 여자 프로농구에 진출한 북한 선수의 갑작스러운 귀국 보도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대북제재’를 언급했습니다. 북중 관계 이상설을 부인하는 대신 중국의 제재 이행 원칙을 강조해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프로 리그에서 뛰던 북한 여자농구 선수의 ‘비자 발급 거부 및 귀국 조치’ 관련 보도에 대해 ‘엄격한 대북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펑위 대변인] “I don’t know the details. As a matter of principle, the Chinese government has always fully and strictly implemented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on the DPRK.”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2일 VOA의 관련 서면질의에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항상 완전하고 엄격하게 이행해 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가 북한 선수의 비자 발급을 거부해 해당 선수가 북한으로 귀국 조치당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앞서 북한 여자농구대표팀의 간판 선수로 센터 포지션을 맡고 있는 박진아 선수는 지난 6월 중국 여자프로농구팀 ‘우한 셩판’에 입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팀의 컵 대회 준우승에 일조하는 등 활약상이 중국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던 박 선수는 입단 한 달여 만에 돌연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최근 중국 농구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대북 압박을 위해 박진아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해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내부 사정에 밝은 탈북민 출신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비자 발급 거부 관련 질문에 ‘대북제재 이행’을 언급한 데 주목했습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며 중국에서 활동하다 탈북한 글로벌피스 재단의 이현승 연구원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전례 없는 반응을 보였다며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과거에는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중국이 아무리 유엔 대북 제재가 있어도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그걸 이행하지 않았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경고성 메시지도 포함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중 관계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북제재 이행을 거론한 것은 최근 북러 밀착에 따른 불만과 북중 관계 경색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지금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과 정상회담도 하고 서로의 필요가 맞아서 이런 관계가 더 활발하게 됐는데, 그러니까 중국으로서는 그것이 당연히 못마땅한 거고 그래서 지금 중국이 이런 비자 발급에 대해서 유엔 제재를 들먹이는 거는 그만큼 북중 관계가 나빠졌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송환하면 접경 지역 경제에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조치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신 상징성이 있는 북한 운동선수를 돌려보냄으로써 대외적으로 대북제재 이행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북한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경고와 실익’을 모두 챙기려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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