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 동의하면 러시아 본토 진격 중단”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기습해 쿠르스크주 남부 접경 지역 일부를 장악한 가운데,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러시아가 남에게 전쟁을 걸었다, 이제 전쟁은 (러시아의) 본고장으로 돌아간다”며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진격을 옹호했습니다.

이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그토록 남의 나라와 전쟁을 원했고 또 계속 싸우고자 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러시아에 강제라도 평화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진격 목적은 러시아가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평화 동의하면 진격 중단”

다음날(13일)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같은 목적을 확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쿠르스크주) 영토를 차지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평화 회복에 동의하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부 진격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가 평화 복원에 동의하는 때가 이르면 이를수록,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영토 공세 중단이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본토 공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추가 병력 투입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12일 저녁까지 러시아 쿠르스크주 남부에서 1천㎢를 장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도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서 최소 28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일부를 장악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입니다.

◾️ 푸틴 “적 몰아내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쿠르스크 등 접경지 상황 회의를 주재해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제압하며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본토 피습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는 지난 7일과 9일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필 메모를 읽으며 현 상황을 자세히 언급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도발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은 “적은 분명 합당한 대응을 받을 것이고 우리가 직면한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에 관해,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방의 도움을 받아 도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평화 협상이 어려워졌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외신들은 평소 자신감 있던 푸틴 대통령이 메모를 읽는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러시아 근무 경력자인 존 포먼 전 영국 국방무관은 “지난 5년간 푸틴이 직접 쓴 메모를 읽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푸틴 대통령이 당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텔레그래프에 밝혔습니다.

◾️ ‘더 깊이 공격’ 언급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더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도록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풀어줄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하고 나섰다고 12일 크이우 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 공세를 강화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축출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외교 당국자들에게 “장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국 허가를 얻기 위해 필요한 조치의 목록을 제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킴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체계)와 스톰섀도 등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방어 목적 외 러시아 본토 공격용 사용은 금지했습니다.

◾️ 본토 공새 일주일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지뢰밭을 뚫는 것을 시작으로 기습 공격에 나섰고 러시아 국경을 넘는 데 성공했습니다.

뒤이어 우크라이나 장갑차가 러시아 국경을 넘어 방어선을 돌파했습니다.

러시아 영토에 들어간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일원에서 집중 공세를 하면서 벨고로드와 브랸스크 등지에서도 작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 수 만명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이동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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