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한 무기 수송 러시아 선박’ 등 신규 제재


영국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수송한 러시아 선박을 비롯해 50개 기업과 개인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선박들은 앞서 미국과 한국의 제재도 받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정부가 13일 북한에서 러시아로 군수품을 운송한 ‘레이디 R’과 ‘앙가라’호를 제재했습니다.

영국 총리실과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요7개국(G7) 파트너들과 협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기계를 약화시키기 위해 50개를 새로운 제재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UK announces 50 new sanctions designations and specifications to degrade Putin’s war machine, in coordinated action with G7 partners to support Ukraine.”

영국 정부는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의 확고한 지지 의사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송한 선박 2척’이라는 설명과 함께 ‘레이디 R’과 ‘앙가라’ 호를 명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영국과 G7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위반하는데 쓰이는 ‘그림자 유조선단’ 선박 4척, 러시아 보험사와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운영업체, 러시아 군수 부문에 탄약과 기계류, 마이크로 전자제품, 물류 등을 공급한 업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 등 러시아 금융 기관들도 제재했습니다.

제재 대상 중에는 중국, 이스라엘, 키르기스스탄, 튀르키예에 본사를 둔 업체들이 포함됐습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푸틴은 반드시 패배해야 하며,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차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제재가 푸틴의 전쟁 자금에 필요한 수입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2천 개 이상의 러시아 관련 개인과 법인을 제재했다며, 러시아의 대영국 수출은 99% 감소했고 영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73%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영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레이디 R’과 ‘앙가라’호는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당시 한국 외교부는 이들 선박이 “다량의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군수물자를 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에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과 국무부도 2022년 5월 ‘레이디 R’과 ‘앙가라’호를 제재 목록에 올린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북한이 컨테이너 1천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한 과정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불법 행위에 가담한 2척의 선박 중 1척을 앙가라호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12일 러시아 선적 앙가라(Angara)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백악관이 13일 공개한 사진.

앞서 VOA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토대로 올해 2월 중국 닝보-저우산 항 해역에 머물고 있는 앙가라호를 발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4월 25일 영국 싱크탱크인 합동군사연구소(RUSI)를 인용해 앙가라호가 지난 2월부터 중국 저장성 동부의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영국은 지난달 17일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과 러시아의 대북 석유 공급에 관여한 북한 및 러시아 기업 3곳과 러시아인 1명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석유 제품을 운송하는 북한의 ‘백양산 해운’과 이런 운송에 관여한 선박이 러시아 보스토니치항에 입항하는 것을 허용한 보스토니치항 터미널 운영사 ‘보스토치나야 항만회사’, ‘토플리보 벙커링’, 그리고 토플리보 벙커링의 이사인 알레세이 미하일로비치 보로트니코프가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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