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수장들이 베이징에서 만나 관계 개선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은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3일 베이징에서 한중 관계와 북핵 및 북한 문제, 역내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전하고 조 장관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이 아닌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난관이 있더라도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위급을 포함한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왕 이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고 이에 왕이 부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장관은 특히 “북한이 통일을 부정하고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며 위협적 언사와 각종 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이 강제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설명했습니다.

양국 장관들은 이와 함께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4년여 만에 다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이달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지난달 5일 한국 외교부는 “현재 서울에서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일자를 3국 간 협의 중”이라며 “3국은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일본, 중국 측과 협의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08년부터 3개국이 돌아가며 개최해 왔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한일, 한중 등 양자관계 악화로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4년 간 개최되지 못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왕이 부장이 한중 관계의 발전을 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조 장관에게 “최근 중한 관계는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도 바라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국과 협력해 양국 수교의 초심을 견지하고 선린우호 협력의 방향을 견지하며 호혜 협력의 목표를 확고히 수립해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타이완 관련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토대를 강화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한중일 협력, 한반도 정세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자세한 설명 없이 짧게 전했습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박진 전 장관과 왕이 장관이 만난 이후 처음 열렸습니다.

특히 한국 외교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6년 반이며 중국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것은 2022년 8월 이후 2년 만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