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협상 난항…미-베네수엘라 수감자 맞교환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집트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두 번째 휴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커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수감자를 맞교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내년 1월1일부터 타이완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 조처를 중단한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어제(20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최고 지도자가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협상 대표들은 21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새로운 휴전 가능성과 인질 석방, 그리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요구 사항이 극명하게 달라 협상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양측의 요구 사항이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 30~40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1주일 교전 중단을 요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더 많은 인도적 지원 제공을 제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하마스는 일시 휴전이 아닌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의 타허 알노노 언론 고문은 로이터 통신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종료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규모가 늘어날 때까지,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추가 석방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로 요구하는 게 크게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노 고문은 인질 석방 문제는 이 두 가지, 그러니까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가 해결된 후에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하는 동안에는 협상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인질 석방과 관련한 어떤 제안에 대한 논의도 공격이 중단된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최고 지도자 하니예가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하면서 휴전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진 이래, 하니예의 이집트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특히 지난달 1차 휴전도 하니예가 이집트를 방문한 후 이뤄졌던 만큼 이번 하니예의 방문에 거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협상 제안도 이스라엘이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7일 간의 1차 휴전이 종료된 이래 이스라엘 쪽에서 휴전 이야기를 먼저 입에 올린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현재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이집트 회담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20일) 하니예의 이집트 도착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하마스 섬멸이라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와 인질 석방, 가자지구에서 제기되는 위협 종식 등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모든 테러분자들은 항복과 죽음, 두 가지 선택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스라엘 대통령의 발언과는 결이 좀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전날(19일) 이스라엘 주재 각국 대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하마스와의 일시 교전 중단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하니예 지도자가 이집트를 전격 방문하는 것으로 협상 분위기가 달아 올랐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초강경 발언과 함께 협상 시작부터 양측 간에 팽팽한 기 싸움이 전개되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하마스 외에, 지금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또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보다 규모가 작은 ‘이슬라믹지하드”도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데요. 이슬라믹지하드도 휴전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수뇌부가 며칠 안에 이집트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슬라믹지하드 역시 인질 석방에 앞서 휴전이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이 100여 명이라고 하죠?

기자) 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당시 약 240명이 인질로 잡혀갔는데요. 지난달 말 1차 휴전 당시 약 100명이 풀려났고요. 현재 약 130명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미국인 8명도 있다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양측의 휴전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기자들에게 “두 번째 이스라엘-하마스 인질 석방 협상이 곧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커비 조정관도 “매우 진지한 논의와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주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무장세력이 약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상당수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건물이 붕괴하면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대부분 희생자가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230만 가자지구 주민의 약 90%가 피란길에 올랐으며, 인도적 재앙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안보리 결의안 표결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20일로 예정됐던 결의안 표결이 또다시 미뤄졌습니다.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확대와 관련해 구호품 감시 권한과 휴전 중단 등 초안 문구를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이사국 간에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것인데요. 한 유엔 외교관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성급히 표결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안보리에 상정된 휴전 촉구 결의안에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 풀려난 에이빈 에르난데스 씨 등 미국인 6명이 20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도착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수감자를 맞교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20일 수감자 맞교환을 단행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10명 석방을 조건으로,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최측근을 풀어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대 10의 교환인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부당하게 구금된 6명을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구금돼 있던 10명의 미국인이 오늘 풀려났으며 지금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20일) 밤늦게 소셜미디어 X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베네수엘라에 부당하게 구금돼 있었던 모든 미국인이 이제 안전하게 미국에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도착한 이들의 신원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에이빈 에르난데스, 제렐 케네모어, 조지프 크리스텔라, 새보이 라이트 씨 등 6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미국 정부가 불법 구금돼 있는 미국인들이라고 말해 온 이들인데요. 이들 6명은 이날(20일) 저녁 8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미군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은 어떤 혐의로 베네수엘라에 수감돼 있었던 건가요?

기자) 석방된 미국인들은 미국 도착 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잠깐 대화할 시간을 가졌는데요. 에르난데스 씨의 경우, 간첩 혐의로 구금돼 있었다고 합니다. 에르난데스 씨는 약 20개월간 구금돼 있었는데요. 일반적인 교도소는 아니고, 베네수엘라 정보기관인 볼리비아국가정보국(BNIS) 차고에 있는 콘크리트 감방에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라이트 씨의 경우 납치, 갈취 혐의로 부당하게 구금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석방한 베네수엘라인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기업인 알렉스 사브 씨입니다. 미국은 사브 씨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석유를 수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왔고요. 지난 2019년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해 사브 씨를 돈 세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사브 씨는 지난 2020년 서아프리카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돼 이듬해 미국에 인도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사브 씨도 베네수엘라로 돌아갔습니까?

기자) 네. 사브 씨도 20일 풀려나 베네수엘라로 갔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사브 씨를 맞이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은 진실은 승리한다면서 베네수엘라는 누구의 식민지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째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매우 좋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야권과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이를 부정선거로 보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지도자로 인정했고요. 마두로 정권에 제재를 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도 그 기조를 이어왔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약간 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해에도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돼 있던 마두로 부인의 조카 2명과 미국인 7명을 맞교환했습니다. 또 지난 10월에는 공정 선거를 조건으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임기는 6년입니다. 그래서 지난 2018년에 이어 2024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요. 하지만 아직 대선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다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Chinese and Taiwanese flags are seen through broken glass in this illustration taken, April 11, 2023. REUTERS/Dado Ruvic/Illustration/file photo Acquire Licensing Rights


깨진 유리를 통해 보이는 중국과 타이완 기.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타이완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 혜택을 중단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내년 1월 1일부터 타이완산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 조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는 타이완이 양안 간 무역 합의를 위반한 데 따른 대응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안 간 무역 합의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중국과 타이완은 지난 2010년에 양안 간 경제 발전을 위해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월부터 서로 수백 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를 적용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은 타이완이 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재정부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타이완이 2010년 무역협정을 위반하고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차별적인 수입 금지와 제한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월부터 타이완 무역 관행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지난주, 타이완의 중국산 수입 금지는 2010년 무역협정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무역장벽’을 설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진행자) 12개 품목이 중단 대상이라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들어갑니까?

기자) 네.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제조에 널리 쓰이는 아크릴과 파라자일렌을 비롯한 화학 품목들이 들어갔습니다. 한편 중국 재무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타이완 당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 제한을 해제하는 실질적 조처를 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타이완은 21일, 중국 정부가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경제와 무역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타이완 정부와 여당인 민진당은 줄곧 중국이 오는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선거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습니다. 타이완의 대중국 정책 기구인 ‘대륙위원회(MCA)’는 중국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며, 이번 조처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총통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1월 13일 치르니까,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요. MCA대변인은 “선거는 중국 공산당의 단기적인 정치적 목표지만,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강제는 선거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이번 관세 감면 조처가 타이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궁민신 타이완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은 이번 조처가 타이완 경제 전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궁민신 위원은 “우리는 이것 때문에 내년 경제 성장률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타이완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3%를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총통 선거 판세는 지금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 부총통이자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맹렬히 따라잡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처음으로 라이칭더 후보와 허우유이 후보가 31%로 동률을 기록한 여론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만일 허우유이 후보가 승리하면 타이완에서는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건데요. 민진당은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반면,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은 양안 간의 평화를 앞세워 중국과의 협력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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