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유대인 행사 총격…호주·미국 “반유대주의 테러” 규탄


호주 당국은 14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행사에서 부자 관계로 확인된 용의자 2명이 총격을 가해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과 호주 정부는 반유대주의 테러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사지드 아크람과 그의 아들 나비드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14일 시드니 본다이 해변 인근에서 하누카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유대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사망자 명단에는 지역 공동체 랍비와 홀로코스트 생존자, 10세 소녀가 포함됐으며,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5일 각료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반유대주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며,이에 대한 대응으로 국가 총기 등록 시스템 구축 작업을 앞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총격범 가운데 아버지는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아들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이번 사건 역시 반유대주의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용의자 중 한 명과 맞서 싸워 무장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남성에 대해 “매우 용감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같은 날 사회연결망서비스 엑스에 올린 글에서 “하누카 촛불을 밝히며 유대 민족의 지속적인 강인함을 기리는 이 시점에, 트럼프 행정부는 호주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이처럼 끔찍한 반유대주의 공격은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비판하며, 호주 정부가 올해 초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 결정이 반유대주의를 부추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가 하마스와 같은 테러 조직이나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세력에 의해 통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로 중계된 각료 회의에서 “호주 정부는 반유대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국내에서 자라나던 암세포를 방치했고,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목격한 유대인을 겨냥한 끔찍한 공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시드니 총격 사건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연관 짓는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나의 임무는 유대인 공동체를 지원하는 것이며, 이 어려운 시기에 대다수의 호주 국민이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당국이 용의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한편 수백 명의 호주 시민들은 총격 사건이 발생한 본다이 해변 파빌리온에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현지 유대인 공동체는 하누카 둘째 날을 맞아 같은 장소에서 메노라(유대교 촛대)에 불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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