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무역 정책의 하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를 시작하면서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트럼프 1기, 중국과의 무역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관세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경제 정책의 주요 중심축 가운데 하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세수를 늘리고, 나아가 미국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집권 1기,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을 겨냥해 관세를 앞세운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미국의 경쟁률이 떨어지고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값싼 노동력으로 생산된 물건들을 미국에 들이붓는, 이른바 덤핑을 해 미국 산업을 위협하고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오랫동안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유지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는데요. 중국도 질세라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이른바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이에 미국은 또다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중국도 다시 보복 관세를 선언하는 등 양국의 갈등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세계 제1, 2위 경제 대국의 무역 전쟁에 세계 경제도 휘청거렸습니다.
국제 사회의 우려와 비판 속에 결국 두 나라는 2020년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했는데요. 중국은 향후 2년 간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고, 미국은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2020년부터 약 3년간 전 세계를 마비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이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2기, 중국 다시 겨냥”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미국의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원료가 중국에서 생산돼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유입되고 있다는 게 주요 이유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이 이를 생산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모든 중국산 제품에 새로 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3월 4일 10% 관세를 더 추가했습니다.
중국도 현재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월 4일, 미국의 1차 관세가 발효되자, 즉각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농기계류와 대형 엔진 자동차 등에는 1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2차로 3월 10일을 기해 미국산 닭고기, 밀 등에 15%, 수수와 대두,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대응에 나섰습니다.
“1기, 멕시코∙캐나다와 새 협정 성사”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와 교역하는 데 있어 불공정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당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은 자유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고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NAFTA가 미국이 맺은 협정 가운데 최악이라며 재협상을 추진했고요. 새로운 이름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USMCA는 2020년 7월 1일 발효됐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NAFTA를 대체한 USMCA가 북미 지역 근로자들과 농부들, 목장주, 기업에 상호 이익이 되는 승리이자, 미국인의 고임금 일자리를 지원하고, 북미 경제를 성장시키는 균형 잡힌 상호 무역을 창출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USMCA 체결로 세 나라 교역 관계는 큰 변화를 맞았는데요. 일례로 자동차 산업의 경우, 북미산 부품을 75%까지 써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종전의 NAFTA 하에서 62.5%가 기준이었습니다.
“불법이민과 마약 단속, 그리고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시작하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이들 나라가 미국의 큰 사회적 문제인 불법 이민과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충분히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는 마약과의 전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10% 관세를 매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월 3일, 전격적으로 이들 국가에 한 달 유예 기간을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서둘러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데 따른 결정이었는데요. 셰인바움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미국에 대한 불법 이민과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번째 유예”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한 달 후인 3월 4일 정식 발효됐습니다. 하지만 이틀 후인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더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가 결정적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멕시코가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두 가지 모두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 유예는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한 배려이자 존경의 표시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도 멕시코와 함께 관세 부과가 한 달 더 유예됐는데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USMCA에 적용되는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입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3월 12일을 기해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 정부의 25% 관세 부과 조처가 발효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알루미늄 제품에는 10%, 철강 제품에는 25% 관세를 각각 부과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알루미늄도 25%로 올리고, 그동안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 적용했던 예외나 할당 면세 등의 조처를 모두 없앴습니다.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처는 외국산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이 국가 안보를 손상할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멕시코산 알루미늄 수입량이 2015년~2017년 평균량보다 약 35% 정도 늘었습니다. 반면 미국은 제련소들이 문을 닫을 만큼 생산이 감소하고, 지속적인 생산 능력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관리국(ITA)에 따르면 미국에 철강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한국, 일본 순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캐나다에 대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예고했던 것보다 두 배 올려 50%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몇 시간 후 이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발한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의 북부 주들, 미네소타, 미시간, 뉴욕 주로 보내는 전력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한 보복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예고했던 25%가 아니라, 5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온타리오 주지사가 전력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불만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관세나 그밖의 문제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캐나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캐나다는 11일,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관세 조처에 대응해 추가로 미화로 약 208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캐나다는 3월 4일, 대응 1단계로 오렌지 주스와 땅콩버터 등 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상호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또 4월 2일부로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상호 관세란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수입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EU산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따르면,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7.5% 관세를 추가 부과함으로써 EU와 관세율을 맞추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상호 관세 부과를 추진하다 무산된 적이 있고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상호 관세를 꾸준히 언급해 왔습니다.
현재 미국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미국과 교역하는 나라들이 미국산 제품에 매긴 관세와 산업 보조금, 규제와 환율 조작 여부 등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고요. 4월 1일까지는 모든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상호 관세 조처에 따른 타격이 특히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 집행부는 12일, 미국의 알루미늄 철강 관세 조처에 대한 대응으로 4월 1일부터 약 28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상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뿐만 아니라, 섬유, 가전제품, 농산물 등 광범위한 품목이 포함됩니다.
미 국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른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요. 주식 시장도 불안 심리가 그대로 반영되는 추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 과도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철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경제 정책인 관세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