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무안 공항 여객기 폭발 사고로 179명 사망…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향년 100세로 별세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가 활주로 담장과 충돌해 폭발하면서 17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한국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큰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9일 오전 9시 3분경 한국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을 들이받은 후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고 비행기는 이날 오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향한 제주항공 여객기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생존자는 두 명인가요?

기자) 네. 구조된 생존자 2명은 승무원들인데요. 기체 꼬리 쪽에서 구조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할 때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태국 국적자라고 합니다.

진행자) 해당 여객기는 왜 동체 착륙을 시도한 거죠?

기자) 랜딩 기어(착륙 바퀴)가 펼쳐지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조류와 충돌한 후 랜딩 기어가 고장 났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사고 현장에서 일부 훼손된 블랙박스가 수거된 상태인데요.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진행자) 사고 전에 조종사와 관제탑 사이에 교신은 없었나요?

기자) 네. 사고 직전, 조종사와 관제탑 간에 교신이 있었다고 한국의 항공 안전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 당일 (29일) 오전 8시 57분 해당 여객기에, 조류 활동 경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고기 조종사는 8시 59분,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Mayday)’를 선언하고, 복행을 했다”면서 당시 보낸 긴급 조난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복행은 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사고가 9시 3분께 발생했다고 하니까 불과 5~6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기는 당초 착륙하려고 했던 활주로가 아니라 반대쪽에서 진입하는 활주로를 통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는데요. 국토부는 “복항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관제사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착지하게 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토부에 따르면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와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 관계자가 사고 조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이렇게 여객기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게 처음인가요?

기자) 네, 이번 제주항공 사고는 한국 안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난 사건입니다. 앞서 가장 피해가 컸던 항공기 사고는 지난 1993년 아시아나항공이 해남에서 추락한 사고인데요.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10명 중 66명이 사망했습니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기 대형 참사로는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괌에서 추락한 사건이 있는데요. 당시 사고로 228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참사 소식에, 국제 사회도 애도를 보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에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성명을 내고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깊은 우정의 유대감을 공유하며, 우리의 생각과 기도는 이 비극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한다”면서 미국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같은 날(29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이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에 대한 연대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은 정국도 매우 혼란스럽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사고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으로 이어지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에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최상목 권한대행은 이번 사고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최 권한대행은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가동하며 범정부 차원의 사고 대응에 나섰습니다. 최 권한대행이 직접 중대본부장을 맡았고요.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최 권한대행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 수반의 대행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과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정부는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사령탑으로서 재난 대응을 총괄한 적이 없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중대본부장까지 수행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대본부장을 맡는다면서요?

기자) 맡습니다. 하지만, 행안부 장관은 현재 공석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상민 장관이 사퇴하면서, 현재 차관이 장관직을 대신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윤 대통령은 29일 한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세 번째 소환 요구에 또 불응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12.3 계엄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와 경찰 등 공조수사본부는 30일 0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는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 남용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현재 법원이 체포영장을 심사 중입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기관의 강제 구인은 한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기관의 영장 청구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고 로잘린 카터 영부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이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서거했군요?

기자) 네. 카터 전 대통령이 29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아왔는데요. 카터 센터는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카터 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장수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카터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며 국가 애도일을 정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월 9일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가애도일로 지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카터 전 대통령 부고 포고문을 내고 “미국 국민들이 그날 각자의 예배 장소에 모여 지미 카터 대통령의 추모에 경의를 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로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야기 직접 들어 보시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his is a sad day but it brings back an incredible amount of good memories. Today, America and the world in my view lost a remarkable leader. He was a statesman and a humanitarian. And Jill and I lost a dear friend.”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슬픈 날이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오늘 미국과 세계는 훌륭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카터 전 대통령은 정치가이자 인도주의자였다면서, 자신과 아내 질은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돈독했다고 하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이 50년 넘게 어울려 지내며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카터 전 대통령이 197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자신이 그를 지지한 첫 번째 전국적 인사였다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 좀 더 들어 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What I find extraordinary about Jimmy Carter though is that millions of people all around the world, all over the world, feel they lost a friend as well even though they never met him and that’s because Jimmy Carter lived a life measured not by words but by his deeds.”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그를 만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잃었다고 느낀다는 점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측정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때보다 퇴임 후 인기가 더 많은 대통령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 재임 당시, 실업과 물가 상승, 고금리 정책 등으로 인기 있는 대통령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대선이 있었던 1980년에는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4년 단임에 그쳤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을 떠난 이후 그의 삶은 ‘해비타트(사랑의 집 짓기)’를 비롯한 봉사활동과 평화 외교 노력 등을 통해 재평가됐습니다.

진행자) 한국과도 인연이 깊죠?

기자) 네.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해 미한동맹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퇴임 후에는 북한을 세 차례나 방문했는데요. 특히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한 1차 북핵 위기 때는 미국과 북한의 중재자로 나섰고요.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당시 김영삼 한국 대통령과 김일성 북한 주석 간 남북 정상회담도 주선했는데요. 하지만 정상회담 성사 직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수십 개국을 돌며 인권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질병 퇴치와 사회 운동에 힘썼는데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은 또 미국 역사상 가장 결혼생활을 길게 한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카터 전 대통령은 1946년에 로잘린 여사와 결혼했는데요. 로잘린 여사가 지난해 11월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할 때까지 77년간 해로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 회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로잘린 여사를 태어났을 때부터 봤다고 하는데요. 동네에 새로 태어난 아기가 있어서 가서 봤는데, 요람 안에 누워 있던 아기가 바로 로잘린 여사였다고 합니다. 카터 전 대통령 부부 슬하에는 4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대통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생전에 자신이 올해 대선에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었고요. 실제로 사전 투표로 투표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카터 전 대통령은 더 낫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인물이었다고 치하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카터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도전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있었다”면서,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며 “그 점에서 우리는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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