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연말 특집] 세계 주요 경제 뉴스


2024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분야별로 재조명해 보는 연말 특집으로 2024년 세계 주요 경제 뉴스 정리했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견고한 회복력, 하지만 여전한 지역적 격차”

2024년 지구촌은 전쟁의 포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졌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란과의 갈등에,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까지,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한 해였습니다.

이런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세계 경제는 대체로 견고한 회복력을 보였다는 게 국제 금융 기구들의 평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2%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3.2% 경제성장률을 예측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강한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견인한 건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 들이고요.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한 건 미국입니다. 그리고 스페인과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도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여전히 상당한 지역적 격차와 지속적인 도전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입니다.

“독보적인 미국 경제 성장”


한 여성이 미국 브랜드인 코스트코 매장에서 전자제품을 바라보고 있다.

2024년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은 올해 매 분기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면서, 주요 7개국(G7) 국가 중에서 독보적인 회복력을 보였는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했고요. OECD도 올해 마지막으로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올해 2.8%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견고한 회복력을 보인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힘입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이에 따른 소비 진작, 제조업 분야에 대한 활발한 투자 등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의 여파로 미국도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고물가의 수렁에 빠졌었는데요.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대로 잡혔고요. 소비 역시 거의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평가입니다.

그런가 하면, 올해 미국의 실업률은 1월 3.7%로 시작해 줄곧 3~4%대에 머물다, 11월 4.2%를 기록하며 소폭의 상승폭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이는 여전히 역대 낮은 수준입니다. 통상 실업률 3~5%는 완전고용 수준으로 봅니다.

미국 화폐인 달러는 국제 거래의 중심이 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정책은 세계 금융 시장과 무역, 자본 흐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취해온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올해 9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0.5%P 인하했고요. 11월, 0.25%P 인하를 단행했는데요. 연준은 이번 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 전망대로 0.25%P 인하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25~4.50% 됐습니다.

“침체의 늪에 빠진 중국 경제”

중국 톈진항에 있는 컨테이너 선적-하역용 대형 크레인들의 모습.


중국 톈진항에 있는 컨테이너 선적-하역용 대형 크레인들의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은 몇 년째 성장 둔화 속에 경제 회복이라는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은 올해도 좀처럼 성장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잡았는데요. 중국의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은 4.8%였고요. 4분기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 정부가 말한 “5% 안팎”은 달성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중국 경제는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으며, 중국 경제 불황의 주요인이 됐습니다.

여기에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는 둔화하고, 실업률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습니다.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고요. 부동산 부양 정책도 내놨는데요. 하지만 한 번 잃어버린 동력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 1월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합니다. 트럼프 1기 때 이미 미국과 심각한 무역 전쟁을 벌인 경험이 있는 중국은 지금 긴장 속에 트럼프 2기 출범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쟁 속에 추락하는 유럽 경제”

20일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의 고층 건물이 파손되있다.


20일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의 고층 건물이 파손되있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경제는 계속 고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약간의 반등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제 유럽 부자 나라는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유럽의 소비자들은 올해도 매우 신중한 소비 태도를 유지했고요. 반면 유럽 경제를 견인하는 한 축인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수요 감소로 고전 중입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유럽 국가들의 신음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모임인 유로존 경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연립정부가 붕괴하는 정치적 혼란까지 겹쳐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독일 경제는 올해 0% 성장으로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고요. 그나마 프랑스는 올해는 1.1%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전체 20개국의 경제는 올해 0.8%,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OECD는 우크라이나와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예측했는데요. 유럽의 정치인들은 여전한 전쟁의 포화 속에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무역 조율이라는 숙제를 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인도가 견인한 아시아 성장”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아시아 국가들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의 주 원동력이 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기여분이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MF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성장 전망을 약 4.6%로 잡았고요. 세계은행은 4.8%로 예상했습니다.

이 가운데서 특히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경제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남아시아 경제를 이전 전망치 6.0%보다 상향 조정해 6.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몇 년째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중국을 위협해 온 인도는 올해는 6.8%~7%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전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됐는데요. 이달 초, OECD는 지난 9월 전망치 2.5%에서 0.2%P 내린 2.3%로 제시했고요. IMF도 10월 전망치 2.5%에서 11월 2.2%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최근 대통령 탄핵 정국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경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OECD는 일본의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0.3%로 잡았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중 OECD가 올해 역성장을 전망한 나라는 일본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뿐입니다.

“불확실성 증가, 중동과 아프리카 경제”

세계은행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지역 갈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져 역내 성장이 계속 침체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동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쟁은 이미 막대한 경제적, 인적 피해를 가져왔고, 팔레스타인 지역은 경제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들은 관광 수입 감소 영향을 받았습니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동 지역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고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3%로 전망했습니다.

“뜨거운 비트코인 시장”

비트코인과 미국 달러 이미지.


비트코인과 미국 달러 이미지.

올해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가상화폐의 선두 주자인 비트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 없이, 개인 간 (P2P) 직접 거래 방식으로, 전 세계에 분산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하는 디지털 통화입니다.

비트코인이 처음 발행된 게 2009년인데요. 지금까지도 누가 개발했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요. 정확한 개념이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이제 가상 화폐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비트코인은 음지에서 양지로 기존 화폐처럼 대우받는 시절을 맞고 있는데요. 올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업계의 숙원이었던 비트코인의 현물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승인했습니다. 첫 신청 후 11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지난달 6일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6일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앞으로 더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당선 후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이달 초 1개당 미화 10만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에 ‘가상화폐∙인공지능(AI) 차르’직을 신설할 만큼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정부가 비상시를 대비해 석유를 비축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차기 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또 다른 가상화폐 ‘도지코인’ 가치도 연일 폭등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대비 가치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달 금 대비 비트코인 비율은 37.3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비트코인 한 개로 약 37온스의 금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금보다 비트코인이 저장 가치가 더 큰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2025년에도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는 연말 특집, 이 시간에는 올해 주요 경제 뉴스 살펴봤습니다.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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