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시도했습니다.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반군이 과도정부를 구성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한국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한국이 지금 극도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경찰이 대통령실을 급습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11일, 용산에 있는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 수색에 나섰습니다. 국수본 특별수사단은 지난 12월 3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은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를 국가 내란 혐의로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 대표 등 8명을 내란죄로 국수본에 고발했고요. 한국 국회는 10일, 이들의 신속한 체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재석 288명 가운데 찬성 191명, 반대 94명, 기권 3명으로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압수 수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고요?
기자) 네. 특수단은 11일 오전 11시 45분경 대통령실 안내실에 도착했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실 측과 압수 수색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압수 수색 집행 시간인 일몰까지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실 측은 이에 관한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 ‘연합뉴스’에 대통령실이 압수 수색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과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운영된다”면서 대통령실은 “법과 이전 정부에서의 관례에 입각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실 압수 수색이 이전 정부들에서는 없었던 일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한국 대통령 경호처는 군사상, 공무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는 감독관 승낙 없이 압수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상 규정을 들어, 수사기관의 청와대∙ 대통령실 경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거 정부 시절, 수사기관은 청와대가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받아오는 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에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집행한다면 한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됐을 텐데요.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도 경호처가 진입을 허락하지 않아 경찰이 진입하진 못했고요. 대통령실에서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가 열린 장소, 당시 출입 기록, 회의록 등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필요한 자료를 모두 받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현재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거취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이후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로서 절박함에서 비롯됐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쳤다”고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자신의 당인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면서, 향후 국정 운영은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윤 대통령은 출국금지 대상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 담화가 있던 날 한국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었죠?
기자) 네. 하지만 표결에 필요한 정족수 부족으로 사실상 부결됐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치려면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이 참여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이날(7일)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규모 불참하면서, 5명이 모자라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전 국방장관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치소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국 법무부가 밝혔습니다.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11일 국회에 출석해, 김 전 국방장관이 “10일 밤 11시 52분께, 구인 피의자 영장을 발부하기 전, 대기 장소인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통제실에서 근무자가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김 전 장관은 셔츠와 속옷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신용해 본부장은 김 전 장관이 현재 보건실에 수용돼 있으며, 건강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먼저 구속된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한국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9일, 김 전 장관에 대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는데요. 영장에는 윤 대통령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법이 10일 영장을 발부하면서 구속됐는데요.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을 건의하고,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투입 지시 등에 대해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위헌과 위법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후로 또 체포된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경찰 특수단은 10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계엄 선포 당일 국회 봉쇄를 지시해, 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전화로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는 등, 일파만파로 사태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한국의 현 시국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으로, 정치적 절차도 법치주의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보고 싶어 하고, 지난 며칠 동안 기쁘게 본 것은 시험과 불확실성의 시기에 대한민국이 보여준 민주적 회복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법적 절차와 정치적 절차는 법치주의에 따라 일관되게 진행돼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한국의 대통령이며 한국의 정치적 절차는 한국의 법과 헌법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전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시리아는 과도정부를 수립했군요?
기자) 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시리아 반군 연합이 10일, 과도 정부 수립을 선포했습니다. 반군 연합은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HTS는 자신들의 행정조직인 ‘시리아구원정부(SSG)’의 무함마드 알바시르 수반을 과도 정부를 이끌 총리로 추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HTS가 자체 정부를 가지고 있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HTS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일대를 장악하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자체적인 사법, 안보 기능을 갖춘 ‘시리아구원정부(SSG)’를 운영해 왔습니다. 바시르는 지난 1월부터 SSG 수반을 맡아왔습니다.
진행자)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됐다면 시한이 정해진 건가요?
기자) 네. 바시르는 10일 국영 TV에 나와, 내년 3월 1일까지 임시 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V 연설은 아주 짧게 했는데요. 이탈리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시르는 내전으로 시리아를 떠난 수백만 명의 난민들을 귀국시키고, 모든 시민을 보호하며,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리아는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매우 나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바시르는 또 헌법 체계를 갖추는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내각회의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HTS는 전날(9일) 히잡 착용 강제를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히잡은 이슬람 전통 복장의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여성의 머리카락과 귀, 목 등을 가리는 일종의 덮개인데요. 이슬람권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종교적 실천을 놓고 논쟁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하지만 HTS는 9일 법령을 통해 앞으로 여성에게 특정 의류를 착용하도록 강제하거나, 여성의 복장 선택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반군 세력은 시리아 방송사 직원, 소셜미디어 플랫폼 소유자 등 미디어 종사자에 대한 박해를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반군이 상당히 유화적인 정책을 내놓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적인 국가로서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되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일으킨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에서 파생된 HTS를 테러 조직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HTS의 이같은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정부는 테러리즘을 포기하고, 화학무기 저장고를 파괴하며 소수자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새로운 정부를 인정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 성명을 통해, “시리아 내 다양한 공동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시리아 내 어떤 단체, 어떤 공동체와 협력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테러 단체 목록에 올라와 있긴 하지만, HTS와의 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9일)에도 이를 강조했는데요. 블링컨 장관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The Syrian people have to be the ones to choose their path, their future. Senior officials from this department are fanning out through the region as we speak working with counterparts on how the United States can help support the Syrian people as they decide their own path for the future.”
기자) 시리아 국민은 자신의 길, 자신의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시리아 국민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상대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다른 나라들의 개입을 경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시리아 국민이 미래를 결정할 때, 다른 나라는 포용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지지해야 하며,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이 과정에서 나오는 미래 시리아 정부를 인정하고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