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 운동가이자 백신 접종에 의문을 제기해 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씨를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내무장관과 법무부 부장관 자리에도 측근들을 지명했습니다. 상하이, 도쿄, 뉴욕 등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미국 소식입니다. 이번 주 들어서 트럼프 2기 정부를 구성할 청사진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보건후생부를 맡길 인물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씨를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로버트 F. 케네디를 미국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발표하게 돼 흥분된다(thrilled)”고 말했는데요. 통상 다른 지명 발표를 하면서 ‘기쁘다(pleased)’고 했던 터라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씨, RFK 주니어라고도 많이 부르는데요. 미국 정치 명문, 케네디가 사람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조카고요. 케네디 대통령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입니다. 케네디 일가는 전통적인 민주당 가문인데요. RFK 주니어 씨도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지난해 10월 탈당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난 8월 하차했고요. 이후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섰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그가 공화당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는 대가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 선거 유세 때 직접 지원 연설에 나서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RFK 주니어 씨는 아버지와 삼촌 모두 암살로 희생됐는데요. 트럼프 당선인도 암살 시도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 공감대를 강조했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대선에서 승리하면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나머지 문서도 모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케네디 주니어 씨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죠?
기자) 네. 케네디 주니어 씨가 백신 접종에 회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케네디 주니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벌어지기 전부터도,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등 잘못된 의학적 주장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팬데믹 기간,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시행한 백신 접종과 규제 조치도 반대했고요.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백신 반대론자인 건가요?
기자) 본인은 백신 반대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백신에 대해 더 엄격한 검사를 원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케네디 씨는 현재 백신 반대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기관 ‘어린이 건강 보호’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케네디 씨는 후보 사퇴 전이었던 지난 3월, 자신이 당선돼도 백신 접종을 원하는 미국인은 계속 접종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달 초에는 불소가 골절, 암과 관련이 있다면서 공공 상수도에서 불소 제거를 권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명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대체로 파격적이고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통상 보건후생부 장관은 국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실제적인 경험과 입지를 가진 사람이 맡아왔는데요. 주류에서 벗어난 의학적 견해를 가진 인물을 지명함으로써 미국인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보건후생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은 3조1천900억 달러로, 전체 연방 정부 예산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내무장관 인선도 마쳤군요?
기자) 네. 차기 미국 정부 내무장관으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이 자리에 버검 주지사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내무장관의 주 업무는 뭔가요?
기자) 수억 에이커에 달하는 연방 정부 소유 토지와 수자원, 자연 자원, 문화 유적 등을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차기 정부의 내무장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버검 주지사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작년에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중단하고 바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강력한 개인적, 정치적 관계를 발전시켰습니다. 2선의 버검 주지사는 석유 산업의 강력한 옹호자로서, 트럼프 당선인이 환경, 에너지 정책 등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가 나오고 몇 분 만에 환경단체들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할 사람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14일, 토드 블랜치 전 연방 검사를 법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토드는 법무부의 중요한 지도자가 될 훌륭한 변호사이며, 오랫동안 망가진 사법 체계를 고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블랜치 씨는 트럼프 당선인이 연루된 여러 소송에서 법적 대리인을 맡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사건 수석 변호인이었고요.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수석 변호인을 맡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날 보훈부 장관에는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을 지명했습니다. 이로써 차기 정부에 자신과 긴밀하게 일했고 충성심을 보여온 사람들로 채워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국가와 도시가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지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9)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15일,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공동 설립한 재단 ‘클라이밋 트레이스(Climate Trace)’가 전 세계 각국 9천 개 넘는 도시와 지역을 대상으로 오염 실태를 파악한 새로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10억t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곳은 7개주 또는 지방인데요. 미국 텍사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6곳, 산둥, 허베이, 산시, 내몽골, 장쑤, 광둥성이 모두 중국에 있습니다. 순위로 치면 텍사스는 6번째입니다.
진행자) 도시 별로 분석한 것도 있습니까?
기자) 네. 전 세계에서 중국 상하이가 2억5천600만t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배출량이 노르웨이나 콜롬비아를 앞지릅니다. 즉 도시 하나가 한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고요. 일본 도쿄가 2억5천만t, 미국 뉴욕시는 1억 6천만t, 휴스턴 1억 5천만t, 한국 서울 1억 4천200만t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권 도시에 속했습니다.
진행자)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늘거나 줄은 나라도 있겠죠?
기자) 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인도, 이란, 인도네시아, 러시아는 배출량이 특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 일본, 독일, 영국, 미국은 많이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구 전체 오염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지구의 총 이산화탄소와 메탄 오염은 0.7% 증가해 612억t에 달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인공지능(AI)과 위성, 지상 관측 자료를 결합해 진행됐는데요.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부문에서 더 많은 배출량을 관찰했기 때문에, 수치가 다른 데이터 것보다 더 높다고 클라이밋 트레이스의 개빈 매코믹 공동설립자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COP 29는 바로 이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국제 회의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후 재정’, 즉 부유한 나라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고 세계를 돕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인데요.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과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화석 연료를 홍보하는 나라와 기업들 속에서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주최국 아제르바이잔을 둘러싼 논란의 목소리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와 가스 주요 생산국인데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석유와 가스를 ‘신의 선물’이라고 말해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화석 연료업계와 석유업계가 COP 과정을 건강하지 않게 장악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아제르바이잔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는 15일, 알리예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회의의 시급한 전면 정비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