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 확대되면 전쟁에 영향 미칠 수도 … 전투 역량 향상엔 한계”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해 북한이 추가 파병에 나서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4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투 참전과 관련해 “(파병된) 북한군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1만~1만2천 명의 병력은 러시아가 하루 1천500~2천 명 정도의 사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며 “이는 겨우 6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병력에 불과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So the bottom line, it’s still too early to tell you know, 10,000, 12,000 troops is hardly significant when the Russians are losing 1500 to 2000 troops per day for casualties. That’s really only about 6 days worth of replacements. So again, it’s too early to tell what impact a positive or negative the North Korean People’s army will have in Putin’s war.”

맥스웰 부대표는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이 특수부대 임무를 수행할지, 단순 보병 임무를 수행할지도 아직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병으로 쓰일 경우 탱크와 포, 근접 항공 지원 등을 받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효율적인 전투를 벌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군에 대체 병력으로 투입돼 통합된다면 언어 장벽으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2일 “1만 명이 넘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 동부로 보내졌고, 이들 대부분이 극서부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전투 작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돼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초기 파병 영향은 미미… 대규모 추가 파병 시 영향”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1만 명의 병력이 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 병력이 좋은 성과를 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더 많은 병력을 파병한다면 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약 1만 명의 초기 파병은 일종의 시험”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군이 전장에서 얼마나 잘 싸우는지 확인한 후에 추가 파병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지 결정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So I see this initial deployment of about 10,000 troops, I see this as sort of a trial to see the Russians want to see whether or not the North Koreans perform well on the battlefield before they pay for additional troops.”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미 국방정보국 정보 분석관을 역임한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십만 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1만2천 명의 병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향후 북한의 추가 파병 규모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5만이나 6만, 또는 그 이상의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좋은 영향을 미칠지 나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전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Now if they decide to bring over 50,000 or 60,000 troops or even more than that, that could have more of an impact on the war. This will have a tactical impact certainly either good or bad we don’t know yet but it’s not going to have a major impact on the war unless they significantly increase the numbers of troops that they bring over.”

“김정은, 보상 대가로 추가 파병 가능성 농후”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북한이 병력을 추가 파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추가 파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 등 무기와 병력 등을 제공해 많은 돈과 자원, 식량과 석유, 군사 기술 지원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자신이 파병하는 특수부대를 포탄이나 미사일 같은 무기 체계로 여긴다”며 “전장에서 복무하는 모든 군인들이 러시아로부터 돈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북한군을 러시아에 판매하는 포탄이나 미사일과 다를 바 없는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벡톨 교수] “North Korea is getting a lot of money and a lot of resources, food stuffs, oil, technical support for their military. They’re getting a lot out of this war that they’re by selling this stuff to the Russians. So I think Kim Jong UN simply considers special operations forces that he’s sending like another weapon system. He considers them like artillery or, you know, missile systems or you know, some other military system because the North Korean government he is getting money for the Russians from every single soldier that serves over there.”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러시아가 병사 한 명당 월 2천 달러를 지불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면서 “물론 그 돈은 병사들에게 돌아가지 않지만, 만약 러시아가 충분한 돈을 지불한다면 김정은은 기꺼이 추가 병력을 파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mean the stories I’ve read is that the Russians are paying 2000 dollars a month per soldier and of course that money doesn’t go to the soldiers.

That money goes directly into Pyeongyang’s bank. So if the Russians are willing to pay enough money, then I think Kim Jong UN would be willing to send additional forces to fight.”

맥스웰 부대표 역시 “김정은이 푸틴으로부터 돈이나 첨단 기술, 그밖에 그가 원하는 다른 지원을 충분히 받는다면 추가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병력 손실이 커지면 북한군의 군사력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병사들의 사기와 한반도에서의 전투 의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인명 피해가 클 경우 북한군 전체의 사기가 저하되고, 한반도에서의 전투 의지도 약화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북한군 전투 역량 향상엔 한계”

군사 전문가들은 다만 이번 참전이 북한군의 전투 역량 향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모두가 북한군이 전투 경험을 쌓는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전투 경험은 그 경험을 나머지 북한 인민군의 훈련으로 전환할 수 있을 때만 유용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투 경험이 있는 병력은 다른 북한 인민군을 훈련시키는 데 사용돼야 하는데 북한은 충분한 훈련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 군사훈련보다 세뇌 교육이나 농업∙건설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북한 인민군이 훈련을 개선하고 더 높은 수준의 훈련을 제공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에서의 경험은 북한 인민군의 역량을 크게 향상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And so this experience in Ukraine will not significantly improve the North Korean People’s Army unless they revamp their training and give those forces in North Korea a higher level of training based on the lessons learned in Ukraine.”

벡톨 교수는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은 많은 병력을 파병했지만, 베트남 전쟁의 경험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맞닥뜨릴 전투와는 다르다”며 “이것이 북한군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특수부대는 20만 명이고 그 중 1만2천 명만 파병됐을 뿐”이라며 “파병 규모가 5만~6만 명으로 늘어나면 전투 경험을 쌓는 특수부대의 규모도 커지겠지만 (역량 향상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쿠르스크 평야 지대에서의 전투와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의 전투는 다르기 때문에 북한군이 전투 경험을 쌓는 것을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러 관계 개선이 더 문제”

벡톨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북러 간 군사 관계 개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과거 러시아와 북한은 강력한 동맹이었으며, 러시아는 북한의 경제와 군사력을 완전하게 보조했었다”며 “현재 러시아는 북한과 매우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관계를 다시 구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의 전략적 의미는 냉전 시절 북한이 오랫동안 의지할 수 있었던 동맹인 러시아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에는 좋은 일이지만 한반도 안보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 strategic implication of this is that it shows that now at least for now, the ally that North Korea had for so many years during the Cold War that they were so able to rely on has at least partially come back. That’s good for North Korea that’s bad for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우크라에 살상무기 제공, 북러 제재 강화”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단호한 대응’과 관련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분명 우크라이나가 한국으로부터 무기와 탄약을 공급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most effective response would be a South Korean decision to provide weapons directly to Ukraine. Now I know that’s something that’s being considered b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but that would be the most that would have the most impact on Russia because obviously Russia does not want Ukraine to be receiving weapons and ammunition from South Korea.”

또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 군부 인사들에 대해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국이 취할 조치는 러시아와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제재를 부과하는 것일 것”이라며 “불행히도 중국, 러시아, 이란이 북한에 관한 제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정책은 아마 바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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