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환경보호청(EPA) 청장으로 리 젤딘 전 연방 하원의원을 발탁했습니다. 트럼프 2기 국무장관에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속속 진용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레바논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환경 정책을 이끌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지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11일 리 젤딘 전 연방 하원의원을 2기 행정부 환경 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성명을 내고, 젤딘 전 의원은 매우 강력한 법률 관련 배경을 갖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전사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젤딘 지명자가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을 비롯해 가장 좋은 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딘 지명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육군 예비역 출신으로, 올해 44세입니다. 2015년부터 2023년 1월까지 뉴욕 제1선거구를 대표해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요. 2022년에는 뉴욕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캐시 호컬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성명에서 젤딘 의원을 잘 안다고 했듯이 두 사람은 오랜 친분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공화당 내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로,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환경과 관련한 의정 활동도 했습니까?
기자) 의회에 있는 동안, 환경 정책을 감독하는 위원회에서 활동한 적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 인사를 두고 놀라운 선택이다, 깜짝 발탁이다 등의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젤딘 지명자는 주로 군, 국가 안보, 반유대주의,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 이민과 범죄 같은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차기 환경청장에 낙점됐는데, 젤딘 지명자가 그동안 환경에 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해 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젤딘 지명자는 2022년 뉴욕 주지사 선거 당시, 민주당의 ‘프래킹’ 금지령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프래킹 공법이란 고압의 액체를 이용해 광석을 파쇄해,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추출하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환경 보호론자들은 이 프래킹 공법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해왔습니다. 젤딘 지명자는 또 바이든 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다시 가입한 것도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젤딘 전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지명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젤딘 지명자는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EAP 청장으로 트럼프 대통령 내각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취임 즉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주는 규제를 신속히 철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에너지 우위를 회복하고 미국의 자동차 산업 일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이 끝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가 속속 형태를 갖춰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내년 1월 출범하게 될 차기 정부의 국무부 장관에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국무장관은 다른 나라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미국의 외교 사령탑이죠?
기자) 맞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현재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왔습니다.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발의해 입법에 성공하는 등, 여러 대중국 압박 조치를 주도해왔고요.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또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해서도 훨씬 더 공격적 입장을 이끌어 갈 수도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의원이 쿠바계라고 하죠?
기자) 네. 올해 53살인 루비오 의원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났고요. 부모가 쿠바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미국에 이민했습니다. 이민자의 아들로, 플로리다대학교를 거쳐 마이애미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가 됐고, 플로리다 주의회 하원의원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에 오른 인물로 ‘아메리칸드림’의 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이 국무장관 인준을 받으면, 미국 역사상 첫 라틴계 국무부 장관이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때 트럼프 당선인과 루비오 의원은 경쟁 상대였죠?
기자) 맞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습니다. 당시 경선 상대였던 트럼프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몰아세웠고, 트럼프 후보는 루비오 의원을 자신의 작은 회사도 맡길 수 없는 경량급 인물이고 과대평가된 정치인이라며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경선에서 패배한 후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고요. 이후 두 사람은 우호적인 관계로 돌아섰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의원이 11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차기 행정부의 고위 국가 안보 직책을 맡을 인물로는 마이크 왈츠 의원이 유력하다고요?
기자) 네.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트럼프 당선인이 왈츠 의원에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정부 전반의 국가 안보 정책을 조정하는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인데요. 이 직책은 환경청장이나 국무장관처럼 상원의 승인이 필요하진 않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진행자) 왈츠 의원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현재 플로리다주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 50세고요. 하원 군사위원회, 외교위원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대중국 강경파이고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른바 ‘백지 수표’ 지원에 반대하며 바이든 정부의 무기 제공을 비판해왔습니다. 왈츠 의원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강력한 지지자로서, 대부분 외교국방 현안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트럼프 당선인은 바쁘게 차기 정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11일은 미국 재향군인의 날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마지막으로 국립묘지를 찾는 것이라며 연설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his is the last time I will stand here at Arlington as Commander in Chief. …This is the moment to come together as a nation, to keep faith in each other. The world is dependent on each of you and all of us… Keep striving to heal our nation’s wounds. Keep perfecting our union.”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은 나라가 하나가 돼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세계는 한 명 한 명과 모두에 달려 있다면서, 나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우리의 연합을 계속 완벽하게 만들어가자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 협상을 둘러싸고 엇갈린 이야기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11일 레바논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시리아를 통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헤즈볼라는 새로운 휴전안에 관해 들은 바 없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쪽 이야기부터 좀 더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1일 예루살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헤즈볼라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휴전 논의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합의의 기본 원칙은 헤즈볼라가 시리아를 통해 무기를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아울러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철수하고 재무장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조건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역할론은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와 매우 우호적인 관계입니다. 러시아는 10년 전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해 내전을 치르고 있는 아사드 정권을 도왔고요. 지금도 시리아에 러시아 병력이 배치돼 있습니다. 시리아는 이란이 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하는 주요 통로로 널리 알려져 왔는데요.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무기 공급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반면 헤즈볼라는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는 이스라엘 주장을 부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즈볼라 간부, 모하마드 아피프는 11일 베이루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 이란, 또 여러 정부가 중재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신이 아는 한, 공식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 간 전쟁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레바논도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년 전 양 측 간의 군사적 충돌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레바논에서는 약 3천200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지난 9월 발생했고요. 민간인, 전투원 구분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또 지난 7주 새 약 100만 명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민간인과 군인 약 100명이 사망했는데요. 희생자는 대부분 레바논과 접경하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와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 레바논 남부에서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중재를 주도해 온 카타르가 협상에서 손을 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타르는 지난 9일, 더 이상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열흘 전 마지막 협상 시도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르는 중동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의 하나로, 미국, 이집트와 함께 가자 휴전 협상을 주도해 왔는데요. 하지만 카타르의 중재 중단 선언으로 중동의 평화 전망은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