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또는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안을 23일 발표했습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커넥티드 차량, 또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관성이 있는 관련 부품의 판매·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소프트웨어 금지는 2027년부터, 하드웨어 금지는 2030년부터 각각 적용됩니다.

상무부는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온 특정 기술이 미국의 중요 인프라와 커넥티드 차량 운전자에게 너무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규정안은 국가 안보와 미국 운전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조치”라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내 차량 한꺼번에 통제할 수도”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오늘날의 자동차들은 카메라, 마이크, GPS 추적기와 여타 기술 등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된다”며 “관련 정보에 외국의 적대 세력이 접근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큰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이몬도 장관은 이어서 “극단적인 경우, 외국 적대세력이 그들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사용한) 미국 내 운행 차량들을 모두 동시에 멈추게 하거나, 한꺼번에 통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운전보조 등 관련 기술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과 자율주행·운전보조 시스템 등 갖가지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을 의미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규정안은 차량 연결 시스템(VCS)에 탑재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시스템(ADS)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VCS는 블루투스·위성·와이파이 모듈 등을 통해 차량이 외부와 통신할 수 있게 하는 일련의 시스템입니다.

◾️ 30일간 의견 수렴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라 하더라도 중국·러시아와 관련 있는 업체가 만든 VCS나 ADS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탑재 차량이면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규정안은 잠정 규칙으로, 향후 30일 내 업계 등 이해 당사자로부터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최종 규칙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 중국 “차별적 조치”

중국은 이 같은 발표를 ‘차별’이라며 즉각 비판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중국 기업·제품에 차별적 조치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미국이 시장 원칙을 존중하고, 중국 기업에 개방·공평·투명·비차별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스스로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