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회 총회기획] 생각의 전환 ③정년 연장 필요한가, 불필요한가? < 총회기획 < 교단 < 기사본문



예리한 정년 연장의 논리…순수성도 인정받을까


“현행대로 정년 유지, 찬성!” 목사 장로 정년 연장 안건은 해마다 총회에 올라온다. 지난 제108회 총회에서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발언자들은 목회자가 부족한 상황과 교회의 미래를 설명하며 ‘정년 후 5년 설교권’을 요청했다. 하지만 총회총대들은 현행대로 정년 70세를 유지하는 것에 손을 들었다.
“현행대로 정년 유지, 찬성!” 목사 장로 정년 연장 안건은 해마다 총회에 올라온다. 지난 제108회 총회에서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발언자들은 목회자가 부족한 상황과 교회의 미래를 설명하며 ‘정년 후 5년 설교권’을 요청했다. 하지만 총회총대들은 현행대로 정년 70세를 유지하는 것에 손을 들었다.


제107회 총회에서 목사 장로 정년 연장 안건은 찬반토론 끝에 불과 150표 차이로 ‘현행대로’를 결정했다. 담임목사 청빙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 교회와 미래자립교회를 위해 ‘정년은 유지하되 교회의 요청과 노회 허락을 받아 3년 동안 (연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서 3년 연장 요청 발언을 한 총회 중진 목회자는 얼마 전 사실상 교단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리해지는 정년 연장 이유


제108회 총회에도 정년 연장 헌의안이 상정됐다. 정년을 연장해야 하는 논리는 더욱 예리해졌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총회 내 목회자가 전년대비 1242명(4.7%) 줄어든 것을 비롯해 강도사와 전도사까지 교역자들이 감소하는 상황을 호소했다. 수년 내에 담임목사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목회자후보생인 총신신대원 입학생이 급감한 현실, 약 6600여 명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 목회자들이 10년 내 은퇴하는 교단의 형편 등이 논리를 뒷받침했다. ‘정년은 70세로 유지하고, 교회 형편에 따라 5년 동안 노회의 허락을 받아 설교권을 주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총대의 절반을 차지하는 장로들이 정년 연장에 부정적이었다. 최근 총회총대로 약진한 50대 목사들도 정년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최후의 일격은 박창식 목사가 던졌다. 자신도 베이비붐 세대인 박 목사는 정년 연장의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면서도, 교단 내 30%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 목회자는 70세 정년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 이유는 1차 못지않게 많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 생) 목회자들에게 설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70세로 은퇴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자”는 호소로 예리했던 정년 연장 논리가 깨졌다.


더욱 뜨거워진 정년 연장 요청


많은 노회들이 제109회 총회에 목사 장로 정년 연장 헌의안을 올렸다. 정년을 늘려야 하는 논리도 날카롭고, 공개적으로 정년 연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어느 때보다 정년 연장에 대한 분위기는 높아졌다.


하지만 정년 연장 논의는 순수성 측면에서 심각한 흠결이 있다. 15년 전 한국교회에 목사 정년 연장 논의가 일어났을 때, 사회는 물론 성도들도 ‘목사들의 욕심’으로 인식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다. 한국교회 성도의 절반은 ‘목사의 정년을 65세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신학자를 비롯해 미래학자들은 “향후 20~30년 동안 한국교회가 수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교회와 총회는 ‘수축의 시대’를 처음 맞는다. 수축의 시기에 어떻게 교단과 교회를 갱신해서 다시 하나님이 주실 부흥을 맞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계획해서 실천해야 한다. 목사 장로의 정년 연장 문제도 그 안에서 논의해야 순수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 부족 시대 준비해야 한다”


 찬성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이유는 첫째로 성경적 사례이다. 성경에는 고령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사명을 감당한 인물들이 많다. 모세는 120세까지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했고, 다니엘은 바벨론, 메데, 바사 제국의 변천 속에서도 90세까지 사역을 감당했다. 교회사에서도 서머나교회의 주교 폴리캅이 86년 동안 교회를 섬겼다. 

둘째로 60세를 노인으로 취급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기대수명이 증가했고, 은퇴한 이들도 삶의 질과 행복을 위해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목사 장로의 정년 연장을 단순히 세상의 시각처럼 경제적인 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성토를 단단하게 다져가는 합력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척박해져가는 목회 현장과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교 졸업생이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기독신문 보도에 따르면, 교역자가 전년에 비해 2000여 명 감소했다. 강도사고시 응시생도 2019년 795명에서 612명, 545명, 478명, 금년 421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목회자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 교회 일꾼이 부족한 시대에 70세가 됐으니 무조건 내려오라고 은퇴를 종용하는 것은 깊이 생각할 문제다.

교회와 복음에 관한 일은 교회 형편과 개인 양심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사역하고, 감당할 수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면 된다. 실제로 65세에 은퇴하시는 목회자들도 많다. 굳이 목사와 장로의 정년을 정해놓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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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년 연장할 때 아니다”


 반대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은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인사적체로 세대교체가 지연되는 것이다. 둘째, 목회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셋째, 시대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다.

2020년 현재 우리 교단의 목사 수는 1만9000명이다. 이중 담임목사가 약 1만명이고, 부목사와 기관목사가 7400명, 무임목사가 약 1200명이다. 부목사와 기관목사가 전체의 39%에 이른다. 중요한 것은 전체 목회자 중 50세 이상이 1만4000명으로 74%에 이른다는 점이다. 현재 70세 정년 체제로 가도 부목사 중 30%는 담임목회를 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다.

70세 정년을 유지할 경우, 10년 내에 은퇴하는 목회자가 약 6600명이다. 이 숫자는 현재 부목사와 기관목사 숫자와 비슷하게 맞는다. 그렇다면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역동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서 최소한 5년에서 최대 10년 정도 70세 정년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세대가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도 매력적인 교단이 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도 수 150명 정도의 조직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 약 10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통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을 연장한다면, 우리 교단은 더 심각한 인사적체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전체 목회자 중 50세 이상 목회자 숫자가 훨씬 더 증가하고, 목회의 역동성은 현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이런 점을 우려해서 70세 정년 연장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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