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토 워싱턴 정상선언 반발…“호전적 발언 가득”


중국 정부가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발표한 ‘워싱턴 정상 선언’ 내용을 맹비난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나토의 워싱턴 정상 선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 국면을 과장하고 냉전적 사고와 호전적 발언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관련 내용은 편견과 먹칠·도발로 가득 차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나토가 ‘중국 책임’을 선동하는 것은 조금도 이치에 맞지 않고 음흉한 속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미 나토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엄중한 교섭’은 중국이 외교 경로로 항의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린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에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린 대변인은 “미국이 날조한 허위 정보를 나토는 아무런 정황 증거도 없이 지속적으로 유포해 중국을 공공연히 먹칠하고, 중-유럽 관계를 이간질하며 중-유럽 협력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나토가 냉전적 사고, 진영 대결, 제로섬 게임의 낡은 이념을 버리고 잘못된 대중국 인식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 내정간섭과 이미지 먹칠, 중-유럽 관계 교란을 중단하고 유럽에 이어 아시아태평양까지 혼란을 일으키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 주유럽연합(EU) 대표부도 이날(11일) 홈페이지에 문답 형태로 게시한 입장문에서 “나토 워싱턴 정상 선언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말·선동·비방으로 차 있다”며 “우리는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며, 이미 나토에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 공개 비판

나토 32개 회원국 정상들은 10일 채택한 워싱턴 정상 선언에서 중국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정상들은 이 선언문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소위 ‘무제한’ 협력 관계를 주장하면서 러시아 군수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결정적인 조력자가 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지킬 특별한 책임이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물질·정치적 지원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이를 강화하려는 양측의 시도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고 심각한 우려를 초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토 정상들은 이밖에 “중국의 야심과 강압적인 정책은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지속적으로 구조적인 도전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허위 정보 유통과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중국의 핵무기가 빠르게 확장·다변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전략적 위험 감소 논의에 참여하고 투명성을 통해 안정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나토 창설 후 처음

나토가 지난 1949년 창설 이래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와 CNN 등 주요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19년 중국으로 인한 ‘기회와 도전’을 언급하고, 2021년에 중국이 제기하는 ‘구조적인 도전’을 성명에 명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대중국 비난 메시지를 내놓은 적은 없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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