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미국과 동맹의 훈련은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과 달리 합법적이며 방어적 성격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이 북한에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미국과 그 동맹들의 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일본 3국의 오랜 양자 및 3자 군사훈련은 군사 대비태세 유지와 역내 안보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관한 서면 답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다른 활동과는 달리 미한일 3국의 이 같은 훈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금지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Our longstanding bilateral and trilateral military exercises with the ROK and Japan are intended to maintain force readiness and preserve regional security. Unlike the DPRK’s ballistic missile launches and other activities, they are not prohibited by any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이어 “미한 군사훈련은 일상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며 “훈련 날짜와 내용을 사전에 발표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은 민간 해상 및 항공 통행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고 역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북한의 예고 없는 미사일 발사 및 기타 군사 활동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U.S.-ROK military exercises are routine and defensive in nature, and we reduce risk and promote transparency by announcing the exercises in advance, including dates and activities. This approach stands in stark contrast to the DPRK’s unannounced missile launches and other military activities, which pose an unacceptable risk to civil maritime and aviation traffic and increase uncertainty in the region.”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단지 양자 및 3자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이라는 북한의 거짓 주장을 배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이 2022년 8월 대규모 훈련을 재개했을 때 북한은 이미 그해에 6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했고 핵실험장 재건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also reject disingenuous claims that the DPRK’s missile launches are merely a response to our bilateral and trilateral military exercises. By the time the United States and ROK resumed large-scale exercises in August 2022, the DPRK had already conducted six ICBM launches that year, and its efforts to reconstitute its nuclear test site were well underway.”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도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것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3자 훈련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인 조치”라며 “정부는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나 이런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또 러시아가 미한일 협력을 ‘소규모 군사 블록(집단) 구조’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 “한미일(협력)은 기본적으로 어느 특정 국가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3국 간 협력과 공동 이익 추구를 위해 더욱 안전하고 번영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미일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 산업∙첨단기술, 인적 교류 등 포괄적∙다층적인 협력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17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미국과 그 동맹들의 군사 영역에서의 위협 행위로 한반도 긴장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블록 구조, 특히 제3국을 겨냥한 군사동맹 구축에 반대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이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외무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그 동맹들이 한반도 상황을 무력 충돌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최근 네바다주에서 진행한 ‘임계 이하 핵실험’에 대한 북한의 비난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와 포격, 위협적인 수사를 포함한 북한의 지속적인 긴장 고조 행위들은 역내 불안정을 야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더 이상의 위협적인 핵 활동을 자제하고 진지하며 지속적인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harbors no hostile intent toward the DPRK. The DPRK’s continued escalatory actions, including ballistic and cruise missile launches, artillery fire, and threatening rhetoric, are destabilizing for the region. We urge the DPRK to refrain from further threatening nuclear activity and call on it to engage in serious and sustained diplomacy.”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미국의 임계 이하 핵실험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는 전세계 안보 환경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면서 “미국은 절대적인 핵우세로 다른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진화하는 미국의 핵 위협에 대처한 강력한 억제 행동으로 국가 안전과 권익을 철저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은 지난 14일 네바다주 지하 연구시설에서 핵 폭발 테스트 없이 이뤄지는 모의실험의 일종인 ‘임계 이하(subcritcal) 핵실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