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에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지속 추진”|동아일보


美中 정상통화로 139일만에 소통재개

한반도·남중국해·대만해협 논의

옐런·블링컨 방중 등 대선 앞두고 갈등 관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의지를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10일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강화 등을 제어하기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 회담을 한 지 139일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며 국제사회에서 전선 확대를 경계하고 있고, 시 주석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국내 이슈로 고군분투 중인 두 정상이 최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같은 통상 분쟁부터 한반도, 대만해협 등에서의 긴장 고조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갈등이 더 번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바이든, 시진핑에 “북-러 협력 우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만해협,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미 전장이거나 우발적인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지역들이다. 두 정상 간 통화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전 미중이 서로 험악한 경고를 주고받았던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협력 분야와 이견이 있는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양자 문제와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토론을 가졌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러시아와의 경제·군사·기술 협력관계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 우려를 중국에 계속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높아지는 대만해협,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본, 필리핀은 11일 미 워싱턴에서 사상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남중국해 공동 순찰 등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정상회의의 목적 자체가 중국 견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무역과 투자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데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반도체 규제 등 추가 수출통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범용(legacy) 반도체 장악을 막기 위한 공급망 협력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최첨단 분야에선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이 중국보다 월등히 앞서지만, 범용 분야에선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 美, 中에 대선 개입 경고
두 정상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연쇄 방중 등 양국 고위급 교류 재개,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단절됐던 군사소통 전면 복원 등도 논의했다.

미중은 이번 주 미 하와이에서 양국 해상 충돌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데 이어 미중 국방장관 회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군사소통 채널은 전면 복원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또 “향후 몇 주 안에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미중 대화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미 대선에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 등 중국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도 시 주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인으로 사칭한 수백 개의 중국 정부 연계 소셜미디어 계정이 바이든 대통령을 ‘사탄에 물든 소아성애자’로 비방하는 등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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