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친구’로 지칭하며, 이른 시일 내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각급학교의 새 학년이 시작한 이날, 푸틴 대통령은 공개 수업 행사에 참석해 “곧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고 말하고 “인도주의적 관계 발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시 주석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자신을 ‘친구’로 부른다고 소개하면서 “시 주석은 러-중 관계 많은 발전을 이끈 사람이기 때문에 (나도) 그를 친구로 부른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직후 보낸 축전에서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표현하며 친밀감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중국에 군사협력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 ‘일대일로 포럼’ 참석 관측
푸틴 대통령이 “곧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고 이날(1일) 직접 밝힘에 따라,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제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참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최고위급을 포함한 각급 러-중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러시아의 전쟁범죄 책임에 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뒤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입니다.
ICC 회원국 영토에 발을 딛으면, 해당 국가는 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진행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가했습니다.
중국·인도·브라질·남아공 등 나머지 브릭스 국가 지도자들이 대면 참석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만 유일하게 남아공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관측되는 것은, 중국은 IC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대일로 포럼에는 일대일로 참가국인 그리스와 체코 정상 등이 불참하고, 유럽 주요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 젤렌스키, ‘장거리 무기 자체 개발’ 확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장거리 무기 자체 개발 성공을 확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군 수뇌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자 회의에서 “우리 장거리 무기를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 밝히고 “700km 밖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표물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종류의 장거리 무기를 썼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700km 밖이라면 러시아 본토에 있는 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용한 무기는 장거리 미사일이었을 가능성과 함께, 장거리 비행용 무인항공기(드론) 등을 현지 언론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서북부 프스코프 공항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700km 떨어진 까닭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스코프 공항은 지난 30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6개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벌일 때 타격받은 곳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당시 러시아 공군 주력 수송기인 일류신(II)-76 4대가 파손됐습니다.
■ 드론 또는 장거리 미사일
뉴스위크는 프스코프 공항을 타격한 무기가 드론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자체 제작한 장거리 미사일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무기가 지난주 크름반도(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군 표적을 타격하는 데 사용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이 넵튠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크이우포스트는 해당 미사일이 S-400을 제거하기 위해 사거리를 늘려 개조한 R-360 대함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해당 공격에 관해, 우크라이나가 생산한 미사일로 러시아군의 S-400 미사일 방어체계를 파괴했다고 현지언론에 밝힌 바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서북부 노브고로드주의 솔치2 공군기지에 배치된 초음속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22M3를 타격했습니다.
■ 러시아 본토 공격 확대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전쟁은 러시아의 영토, 상징적 중심지, 군사기지로 서서히 되돌아가고 있다”며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이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에서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페드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과정에서 드론 공습이 더 자주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 ‘자체 개발’ 무기 활용
공격에 사용된 드론 상당수가 러시아 방공망이나 전자전 대응으로 파괴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은 비슷한 방식의 공격을 더 자주 실행하며 타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BBC는 러시아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올해 들어 러시아 영토가 드론 공격을 받은 사례가 최소 14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격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브랸스크와 벨고로드 지역, 그리고 수도 모스크바에 집중됐습니다.
러시아군의 비행장과 석유저장시설, 기타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모두 표적이 됐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크름대교(케르치해협대교)와 러시아 해군 시설 등에 대한 공격 사실을 밝히며, 공격에 사용된 해상 드론을 자체 개발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장거리 미사일 등 지원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당하기 이전까지 사실상 드론 생산시설이 없었던 우크라이나는 연내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역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장거리 무기 확보 숙원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과의 맞대결에서 열세인 이유 중 하나로 장거리 타격 능력 차이를 꼽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에 나서면서, 장거리 무기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지속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전면 대결로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에 난색을 보였습니다.
러시아 정부도 서방이 장거리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행위를 ‘레드라인’으로 강조하며, 서방 지원을 억제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까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 중 사거리가 가장 긴 것은 200km대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원래 사거리 480km 이상인 스톰섀도/스칼프 공대지 미사일을 수출용으로 사거리를 제한해 우크라이나에 보낸 겁니다.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300km인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를 보내달라고 미국에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전 우려 때문인 듯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 ‘대반격’ 전과 보고
우크라이나는 이처럼 최근 러시아 본토 공격을 진행 중인 동시에, 남동부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에서 전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선봉대가 남부 자포리자주의 요충지 토크마크 탈환을 위해 진격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등도 관련 전황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16일에는 동부 전선에서 주요 러시아 점령지 중 하나인 우로자이네를 탈환했다고 말랴르 차관이 발표했습니다.
또한 앞서 남부 베르디안스크와 멜리토폴 방면 2개 전선에서 약 16~19km 진격하며 러시아군의 전열을 흔드는 등 성과를 거둔 것으로 우크라이나 측이 설명한 바 있습니다.
바흐무트 인근 지역도 차례로 수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