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용병조직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과 중국 등 5개국 협의체인 브릭스가 6개 나라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용병조직인 바그너그룹을 만든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씨가 탑승자 명단에 있는 개인 비행기가 현지 시각으로 23일 저녁 6시경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승객 7명과 승무원 3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현재 관련 당국이 시신 10구를 모두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추락한 비행기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인 ‘회색지대’는 프리고진 씨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가 비행기에 탄 것이 확인됐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연방 항공운송국은 사고가 난 뒤 신속하게 프리고진 씨가 승객 명단에 있다고 밝혔고요. 이후 항공사에 따르면 그는 분명히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추락한 비행기에는 바그너그룹 내 2인자로 프리고진 씨 최측근인 드미트리 우트킨 씨도 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대통령실이 이번 사고에 대해 언급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대통령실뿐 아니라 러시아 국방부도 프리고진 씨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영상으로 연설했는데요, 이번 사고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비행기가 추락한 원인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추락 원인에 대해 고장설, 격추설, 폭파설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관련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비행기가 갑자기 추락했지만, 그 전까지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합니다. 한편 몇몇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이 러시아 매체에 비행기가 지대공 미사일 1발이나 2발에 피격된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는데요. 이런 주장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비행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더군요?
기자) 네. 텔레그램 채널 회색지대에 영상이 올랐습니다. 영상을 보면 비행기가 연기를 내뿜고 빙글빙글 돌면서 빠르게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행기가 심각하게 손상됐을 때 나타난다는데요. ‘AP’ 통신은 사고기에서 비행 중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가 탄 비행기가 추락한 것이 사고가 아니고, 배후가 푸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군 수뇌부를 겨냥해 반란을 일으킨 데 대한 응징이라는 겁니다.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을 지낸 존 소여스 경은 영국 ‘BBC’ 방송에 “프리고진 씨 죽음에 푸틴이 배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텔레그램에 “비행기 추락 원인이 무엇이든 모든 사람은 이를 크렘린 측의 복수와 보복으로 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프리고진이 용서받지 못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나 보안 기관들, 그리고 러시아 군 관점에서 보면 프리고진의 죽음은 다른 사람들에게 반드시 교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텔레그램 채널 회색지대는 기관이나 사람을 특정하지 않고 러시아 반역자들이 프리고진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우크라이나가 배후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을 맞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프리고진을 살해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쪽 소행이라는 설명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소여스 경도 모든 것이 푸틴이 프리고진을 제거했음을 가리킨다면서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일축했는데요. ‘BBC’ 방송은 영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구 KGB)이 프리고진 씨를 목표로 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과거에도 정적을 비밀리에 제거했다는 의혹이 있었죠?
기자) 네. 과거 푸틴 대통령 정적이나 반대파들이 독살되거나 독극물에 중독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 교도소에 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도 독극물에 중독돼 죽음 직전까지 갔었는데요. 이런 사건들 배후가 모두 푸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 죽음에 대해 해외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에 푸틴이 배후가 아닌 것은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것은 곧 죽음과 같다는 것을 주지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알리시아 컨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사고 비행기에 프리고진이 탔다는 것을 러시아 정부가 확인한 속도가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해준다”면서 “러시아 방공체제가 비행기를 격추했다는 보도는 푸틴이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22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진행 중인데요. 회의 마지막 날인 24일에 브릭스에 새 회원국들이 생긴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번 정상회의를 주최한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24일 새 회원국들을 발표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에티오피아, 이집트,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 나라입니다. 이들 나라는 내년 1월 1일에 정식으로 브릭스 회원국이 됩니다. 브릭스가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것은 남아공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 확대가 가장 중요한 의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 등 기존 5개 회원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일단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이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몇 나라나, 또 어느 나라를 받아들일 것인가를 두고 이견이 있었는데요. 결국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회원국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도 기존 회원국 사이에 생각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브릭스를 확대하기를 원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은 소극적이었는데요. 하지만 세 나라는 최근 들어 결국 확대에 동의했습니다.
진행자) 신규 회원국 가입에 대해서 회의장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새 회원국들을 발표하면서 “”브릭스는 공정하고, 정의롭고, 또한 포용적이며 번영하는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 확대는 브릭스 협력체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이번 조처는 국제사회 기대를 충족하고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의 공동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 확장과 현대화는 세계 모든 기관이 변화하는 시대에 자신들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가입하는 나라들 쪽에서는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모하메드 반 자예드 UAE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UAE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줘 고맙다면서,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사람들의 번영과 존엄, 그리고 혜택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모하메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 고문은 이란 가입 승인은 역사적 조처라면서 이는 이란 외교정책의 전략적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브릭스의 지정학적, 재정적 중요성 때문에 가입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많은 나라가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아공 관리들에 따르면 40개국 이상이 관심을 보였고 22개 나라가 가입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