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가 세계 평화, 그리고 인류 사회 진보와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습니다.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을 “오래된 친구”라고 부르며, 재직 시절 이룬 미중 수교가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바꿨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인들이 키신저 전 장관과 미국과의 우정을 소중하게 여긴다며, 중미 발전과 양국 국민 간 우정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 그의 역사적 공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동했지만, 이후 중국에 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와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 왕이·리상푸 등 잇따라 회동
키신저 전 장관은 앞선 18일과 19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리상푸 국방부장과도 면담했습니다.
왕 위원은 미국의 대중 정책에 “키신저식 외교적 지혜”가 필요하다며, 키신저 전 장관이 미중 간 상호 이해 관계를 높이는 데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971년 비밀리에 중국을 오가며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방중은 1979년 미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하는 발판이 됐고,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며 이른바 ‘죽의 장막’을 거두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편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 키신저 전 장관의 방중을 알고 있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후 키신저 전 장관이 미국 관리에게 이번 면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고덧붙였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