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댐 파손 피해 확대…미 국무-사우디 왕세자 회동 "인권 문제 진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이 무너져 곳곳에 홍수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정부 건물에서 중국산 감시장비를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댐 피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일부 붕괴했는데요. 이에 따라 드니프로강 하류 지역 곳곳이 어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 올라오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이미 가옥 수천 채가 급류에 떠밀려 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신들이 통제하는 지역에 있는 약 40개 마을이 완전 또는 부분 침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은 내린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은 전날(6일)부터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는데요. 그래도 집을 떠나지 않고 버티려고 하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이 범람하고 급류가 발생하자 약 1만6천 명이 결국 강제 대피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의 동물원도 침수돼 안에 있던 동물들이 모두 죽었다고 직원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카호우카 댐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호우카 댐은 지난해 개전 초반부터 러시아군이 장악한 이래 지금까지 러시아군 관할 아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강줄기인 드니프로강을 따라 6개의 댐이 있는데요. 카호우카 댐은 가장 하류에 있습니다. 카호우카 댐의 저수량은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고 한국 충주호의 약 7배 규모라고 합니다.

진행자) 댐이 붕괴하면서 당장 식수 문제도 심각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카호우카 댐 붕괴로 수십만 명이 당장 식수를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카호우카 댐 저수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남부 일대 관개 농업의 주요 동력이었는데요. 이번 댐 붕괴로 저수돼 있던 강물이 다 빠져나가게 되면 농경지 관개에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우크라이나 농업에 차질이 생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이지만 이번 전쟁으로 이미 큰 피해를 보고 있고요. 이로 인해 세계 곡물 시장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카호우카 댐까지 붕괴하면서 농업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카호우카 댐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는데요. 자포리자 원전은 그동안 이 댐의 물을 냉각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된 이래 6개 원자로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는데요. 하지만 원자로의 냉각을 위해서는 전력과 냉각수 공급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진행자)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핵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기간 필수 냉각수 시스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이른바 ‘멜트다운(노심용융)’ 현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7일, 그동안 이용했던 공급 라인을 통해 며칠 동안은 냉각수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또 다른 대체 공급원도 있기 때문에 몇 달 동안은 냉각수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 주 자포리자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댐 붕괴 사고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야간 화상 연설에서 “전 세계가 러시아의 이 전쟁 범죄에 관해 알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대량 환경 파괴 폭탄’이라고 비난했는데요.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댐 붕괴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현재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댐 폭파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를 평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폭발이 의도적으로 발생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한편 이번 댐 파괴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이번 사태에 러시아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카호우카 댐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민간 기반 시설 파괴는 전쟁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의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7일 제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부터 8일까지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6일 저녁 늦게 사우디에 도착했고요. 7일 사우디 휴양지 제다에서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살만 국왕의 아들이자 사우디의 실권자로, 지금 사우디의 외교와 경제 등 주요 정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인사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의 배후로 모하마드 왕세자가 지목되고, 사우디의 인권 상황이 문제가 되면서 미국과 사우디 관계는 줄곧 껄끄러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국 간에 최근 다시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 최고위 관리들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사우디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사우디 방문에 앞서 지난달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우디를 찾아 모하마드 왕세자와 회담한 바 있습니다. 또 그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기구(GCC) 참석차 사우디를 찾았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모하마드 왕세자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두 사람의 회담은 약 1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됐는데요. 국무부가 6일 매튜 밀러 대변인 명의 보도문을 내놨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D-ISIS 장관급 회의’를 주최한 사우디 정부의 지도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공동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고 밀러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D-ISIS 회의라는 게 뭔가요?

기자) 여기서 ISIS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를 말하는데요. D-ISIS 회의는 8일 사우디와 미국이 공동 주최하는 대테러 국제회의입니다. 약 80개국 장관이 참석해 IS 격퇴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모하마드 왕세자 간에 또 어떤 이야기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국무부 보도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또한 예멘의 평화와 번영, 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를 통해 중동과 그 너머의 안정, 안보, 번영을 진전시키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양자 회담에서 사우디의 인권 문제도 거론됐을까요?

기자) 네. 익명의 미 정부 관리들은 블링컨 장관이 인권에 관해 일반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는데요. 밀러 대변인은 보도문에서 블링컨 장관이 “양국 관계가 인권에 대한 진전을 통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블링컨 장관이 최근 수단 분쟁 사태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가 수백 명의 미국 시민을 대피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과 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협상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모하마드 왕세자는 또한 청정에너지와 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영국 런던 소재 시계탑 '빅벤' 근처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자료사진)


영국 런던 소재 시계탑 ‘빅벤’ 근처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몇몇 나라가 정부 건물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장비의 위협을 우려한다는 소식이 나왔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영국 정부가 새로운 조처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는 6일 성명을 내고 민감한 정부 건물에 설치한 중국산 감시장비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성명은 “중국 국가정보법 적용 대상인 회사들이 만든 감시장비를 민감한 중앙정부 단지에서 제거하기 위한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가 보안 문제와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감시카메라 같은 중국산 감시장비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중국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입니다. 중국 국가정보법 적용 대상인 회사들은 정보기관이 요구하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넘겨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중국 어느 회사 장비를 제거할 것인지 밝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성명은 특정 회사를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영국 의원들이 중국 정부가 부분적으로 소유한 회사인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가 만든 보안카메라 판매와 사용을 금지하라고 촉구한 바 있었습니다. 이들 의원은 사생활 유출, 그리고 두 회사 제품이 중국 내 인권유린과 연관됐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지난해에 이미 중국산 감시장비 사용을 제한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민감한 정부 건물에 중국과 연계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지 말라고 각 부서에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보안을 이유로 감시카메라 외에 손전화에 까는 프로그램 사용도 금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앱인 ‘틱톡’을 정부 전화에 설치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영국은 또 지난 2020년에는 자국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중국 화웨이사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말고도 중국산 감시장비 사용을 금지한 나라들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정부가 지난 2월 국방 관련 시설에 설치한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호주 정부가 언급한 시설에 설치된 장비들은 역시 하이크비전과 다후아테크놀로지가 만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지난해 이 두 회사를 포함해 다섯 개 중국 회사가 만든 통신장비를 새로 판매하거나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장비를 철거한다는 영국 정부 조처에 중국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중국 회사들을 억압하려고 국가안보 개념을 확대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하이크비전 측도 이메일로 성명을 냈는데요. “영국 정부 조처는 자사 제품 보안과 전혀 관계없는 기술 금지를 통해 지정학적 긴장을 더 고조시킨다고 믿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 외에 영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대립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가 다시 불거졌군요? 이른바 영국 내 중국 비밀경찰서 문제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영국 안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경찰서를 중국 정부가 모두 폐쇄했다고 톰 투겐트하트 영국 내무부 안보 담당 부장관이 6일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영국 등 몇몇 나라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해서 자국민을 감시한다는 폭로가 나와서 크게 문제가 됐었는데요. 실제로 미국 연방 수사기관이 지난 4월 뉴욕 맨해튼 중국 타운에서 비밀경찰서를 운영했다는 혐의로 뉴욕 거주자 2명을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해외에 있는 중국 시민들이 서류를 갱신하는 것을 돕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을 가진 센터들이 해외에 있는데, 이 센터는 중국 경찰이 아니라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영국 내 해외경찰서를 모두 폐쇄했다는 발표에 대해 중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회견에서 이른바 비밀경찰서란 건 없다면서 “영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과대한 과장과 중국에 대한 비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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