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논의 못한 갈등 선거, 절반의 실패”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지난달 10일 치른 국회의원선거 결과, 야당이 압승을 거두며 이달 말 개원하는 제22대 국회 역시 기존의 ‘여소야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의 승패를 떠나 국가적으로 봤을 때는 “국민 모두의 실패”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 이 자리에서는 갈등 정치로 점철된 현실에서 아무런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교회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하 한기언)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가 5월 2일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에서 ‘성찰과 공감 포럼’을 개최했다.


한기언 임성빈 공동대표(전 장로회신학대 총장)의 사회로 한기언 변상욱 공동대표(전 CBS 대기자)가 발제자로 나섰고, 한기언 이사장이자 한목협 대표회장인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민경중 교수(한국외대 초빙)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22대 총선, 절반의 실패와 한국교회의 과제’를 발제한 변 공동대표는 먼저 주제에서 ‘절반의 실패’라고 언급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고 패배하는지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대의 관심사는 국가의 미래가 어디로, 또 어떤 동력으로 가야 하는지 선거 과정에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을 벌여서 합의를 이뤄가는 데 있어야 함에도 이번 총선엔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공천과 정파적 승리만 놓고 다투다 보니 국가 미래 의제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절반의 실패로 규정한 것.


변 공동대표는 한국교회적으로 봤을 때도 이번 총선이 ‘절반의 실패’라고 진단했다. 교회가 교리와 이념에 관한 것만 치중하다 보니 정치적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특별히 선거 과정에서 드러났듯 성, 계급, 지역 등 수많은 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공고해 가고 교회 안까지 흘러들어온 상황에서 그것을 받아들여 녹여내고 하나로 묶어내야 할 교회가 어떤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은 것을 가장 문제 삼았다. 그 원인으로 한국교회의 싱크탱크(think tank, 정책연구소) 부재를 꼽은 그는 이와 관련해 집합체 역할을 하지 못한 교단과 생존에만 급급했던 연합기관 등 한국교회의 총체적 부실을 비판하며, 움직임을 촉구했다.


주제 발표 후 지형은 목사가 “기독교가 현시대의 정신문화를 이끌어가는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제자의 ‘절반의 실패’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총선 결과가 함의하는 사회 변동이 한국교회에 미칠 파급 효과가 멀지 않은 시기에 드러날 것으로 전망한 그는 현장 목회자로서 교회가 여기에 대비하려는 생각이 별로 없다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 목사는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절반의 실패를 딛고 다시금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해 이 나라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길에 나서길” 당부하며, 발제자가 실패의 원인으로 꼽은 ‘한국교회 싱크탱크 부재’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 신앙구조의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신학교에서 신학 교육의 역할을 고민하며 갱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제언을 덧붙였다.


끝으로 이날의 대화를 총평한 임성빈 공동대표는 “확실한 것은 교회는 교회다워져야 하고 신앙인들은 신앙인다워져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하나님 나라 가치를 사회에 제시해 소통하고 설득할 수 있는 교회, 또 그런 기독 정치가들을 양성하고 그런 가치에 부합한 사람에게 투표할 수 있는 기독 시민을 육성하는 게 우리의 과제가 아닐지 싶다”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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