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미국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처음 사용해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요격했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총사령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지난 4일 밤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상공으로 날아와 패트리엇 미사일로 격퇴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레슈추크 총사령관은 킨잘이 러시아 영공에 떠 있던 미그(MiG)-31 전투기에서 발사됐고, 패트리엇 미사일은 효율적으로 이를 차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말 패트리엇 미사일을 처음 인도받으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요격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인도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도입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킨잘 미사일 요격은 패트리엇을 활용한 첫 사례가 됐습니다.
■ 킨잘, 러시아가 자랑하는 극초음속 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킨잘에 관해, “음속의 10배로 비행하며 기존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이상적인 무기”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전, 푸틴 대통령이 직접 시험 발사를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킨잘을 비롯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을 크게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미 3종을 실전에서 사용 중이거나 배치 단계인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인 킨잘 외에, ‘치르콘’과 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인 ‘아방가르드’입니다.
킨잘은 전투기에 실려 공중에서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극초음속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공대지·공대함 순항 미사일입니다.
최대 비행 속도가 시속 1만2천240km에 이르고 사거리는 3천km에 달합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 지상 발사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이스칸데르를 개조했기 때문에, 방공 레이더를 교란해 요격을 어렵게 하는 기능 등 이스칸데르의 장점을 그대로 가진 무기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부터 이 미사일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곳곳의 주요 시설을 타격했습니다.
특히 개전 약 한달째였던 지난해 3월 18일, 킨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핵심 군사 설비를 파괴했다고 다음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이튿날에는 “킨잘 미사일을 발사해 니콜라예프(므콜라이우) 지역의 코스텐티니우카 정착지 인근에 있는 군 연료·윤활유 저장소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건 이후 주변 지역 전황이 급속히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방문 중이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러시아군 투폴레프(Tu)-22 전략 폭격기 킨잘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미셸 의장은 일정을 중단하고 황급히 방공호로 대피했습니다.
■ 미사일 재고 부족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진 것으로 알려진 뒤, 올해 들어서 킨잘을 제한적으로만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 9일에는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하면서 킨잘 6발을 한꺼번에 발사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킨잘을 요격할 자산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으나, 이제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장기 정체된 전선을 타개할 ‘봄철 대반격’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미국과 주요 서방국가들은 이와 관련해, 현대식 무기와 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해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가 봄에 수행하길 원하는 공격 작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것(무기와 장비)의 거의 100%를 제공했다”고 지난 1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