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국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크게 개선된 것은 국내보다는 중국 등 국외 영향이 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기간 중국 등 국외로부터 유입된 초미세먼지가 줄면서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팀이 최근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인 ‘통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6~2021년 6년간 국내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1월 기준)가 33%가량 줄었다.
이를 국내외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2021년 중국 등 국외로부터 유입된 초미세먼지양은 ㎥당 8.0>㎍으로 2016년(17.6㎍)에 비해 55%(9.6㎍)나 감소했다. 반면 국내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2%만 감소했다. 사실상 중국발 초미세먼지 유입이 줄어들어 전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셈이다.
특히 2016~2019년 연평균 1.5㎍ 감소에 이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은 전년 대비 ㎥당 2.6㎍(19.3%), 2021년은 2.9㎍(26.7%) 감소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제로(0)코로나’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제조업 공장 등의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석탄 설비 폐쇄, 농촌지역 볏짚 소각 관리 강화 등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2021년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당 12.2㎍)는 2016년(12.4㎍) 대비 2%만 감소했다. 2016~2019년 국내 자체 배출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당 2.9㎍씩 되레 증가했다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실시한 2019년을 기점으로 2019~2021년은 ㎥당 4.5㎍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소폭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부터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한지난해 12월 뒤 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우리나라 모두 가뭄을 겪고 있는 등 기후 조건도 악화됐다. 따라서, 미미한 개선에 그친 국내 초미세먼지 발생량부터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때 국외 유입 비중은 여전히 절반에 달한다. 국내 저감 노력이 선행돼야 초미세먼지 개선이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중국 생태부 및 환경과학연구원과 만나 황사 및 미세먼지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