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한 것이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 때문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일정상 불가능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대표회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정을 보면 알지 않나. 오전 9시 40분부터 용산에서 공개 행보를 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다 거기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매주 목요일 오전 최고위를 하지만 전날 오후 취소했다. 국민의힘 측은 지도부가 용산 어린이 정원 개방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당 안팎에선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이 초래한 잇단 설화 논란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김 대표가 참석하는 외부 행사가 있기도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최고위원들이 참석하는 최고위를 열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방문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적절한 타이밍을 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접견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당초 지난달 19일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이은 당 지도부의 설화와 내홍을 수습하느라 일정이 순연됐다.
한편 김 대표는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을 방문한 배경에 대해 “각 종교 지도자분들을 다 찾아뵙고 있지 않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큰 정치적 지주 되시는 분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찾는 등 종교 지도자들을 잇달아 예방하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이 회장에게 “신앙적, 종교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앞장 서준 그 마음을 잘 새겨서 당에서도 뒷바라지에 소홀함이 없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김 대표에게 기후 변화와 저출산 문제, 마약의 위험성, 미혼모 문제 등을 거론하며 문제 해결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