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28일 새벽 우크라이나 곳곳을 폭격했습니다. 약 2달 만에 최대 규모 공습입니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72시간 휴전을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타이완인 가운데 55%가 타이완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또다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28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현재까지 적어도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 공습이 약 2달 만에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9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8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러시아군이 이번에는 23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 가운데 21발을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번보다는 공습 규모가 작지만 수도 크이우와 중부 드니프로, 남부 므콜라이우 등 곳곳에서 피해 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피해가 큰 지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중부에 있는 우만입니다. 수도 크이우로부터는 약 215km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인데요. 이 곳에 있는 9층짜리 아파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적어도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현재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건물 잔해에서 어린이 3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도 크이우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크이우도 공습 표적이었는데요. 러시아군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절반가량이 크이우를 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방공부대가 미사일 11발과 드론 2대를 요격했다고 전했는데요. 요격된 미사일과 드론 파편으로 인해 송전선이 끊어지는 등의 피해가 있었지만,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고요. 크이우 바로 남쪽 지역 마을 주민 2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동부 드니프로시에서는 31세 여성과 2살짜리 딸이 목숨을 잃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이번 공습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군의 폭격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살 어린이를 비롯해 잠자고 있던 무고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살해한 미사일 공격이 바로 모든 평화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로 가는 길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쫓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며칠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협상만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법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죠.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정상이 처음 통화한 거였는데요.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출구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습과 관련해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이후 주기적으로 아파트, 주택, 학교, 공원 등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에 대규모 폭격을 감행해왔는데요. 번번이 무대응 또는 자국은 군사시설만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습니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조만간 ‘대반격’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튀르키예 간에는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7일 튀르키예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아쿠유원전’ 연료 장전식이 있었습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약 600km, 메르신주에 들어선 아쿠유원전은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인 로사톰의 기술과 자본 지원으로, 지난 2018년에 착공했습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 튀르키예 대통령도 참석했습니까?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했습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해 축하했습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쿠유 원전 준공 기념식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밝혔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이 과연 튀르키예를 방문할지 이목이 집중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화상으로 참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선거 유세를 취소하는 등 건강 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화상으로 참석해 두 정상이 화상을 통해 만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아쿠유 원전은 양국의 대표 협력 사업이라면서 상호 경제 이익을 가져다주고 다면적 파트너십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앞으로 “튀르키예는 알다시피 가장 저렴한 에너지의 하나인 핵에너지를 통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아프리카 수단으로 가보겠습니다. 수단 군벌들이 휴전을 다시 연장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27일 각각 성명을 내고 72시간 동안 휴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5일, 정부군과 RSF의 권력 갈등으로 불거진 무력 충돌은 지금 보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존의 휴전 합의는 언제 종료되는 거였죠?
기자) 25일 0시부터 시작돼 27일 자정에 끝날 예정이었습니다. 새로 연장된 휴전은 기존 휴전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적용된다고 정부군을 이끄는 압둘 파타 알부르한 장군은 성명에서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양측의 휴전은 30일까지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휴전 연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7일 즉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수단 정부군과 RSF가 72시간 추가 휴전 연장에 합의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와 역내 파트너들은 두 당사자가 싸움을 끝내고,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군과 RSF의 연장 합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졌는데요. 앞서도 이 두 나라는 정부군과 RSF 간 72시간 휴전 합의를 도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은 이슬람교의 두 주요 종파 가운데 하나인 수니파가 다수를 이루는 국가고요. 사우디는 수니파 종주국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사우디 외교부도 휴전 연장을 환영하며 휴전 합의의 ‘전면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앞서 휴전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군과 RSF는 전에도 몇 차례 단발성 휴전을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사우디의 중재로 지난 25일 시작된 휴전도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면서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고요. 지금도 수도 하르툼과 인근 도시 옴두르만, 서부 다르푸르 등지에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도는 초기보다는 약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양측의 충돌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수단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첫 무력 충돌이 벌어진 이래 민간인 포함 지금까지 적어도 512명이 사망했고요. 4천200명 이상 다쳤습니다. 민간인 사상자 현황을 분석하는 ‘닥터스 신디케이트(The Doctor’s Syndicate)’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자는 303명, 부상자는 약 1천850명입니다.
진행자) 무력 충돌의 와중에 외국인 희생자들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25일 기준, 유엔에서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수단에 있던 구호 요원 가운데 적어도 5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미국 백악관도 26일 수단에서 또 한 명의 미국인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는데요. 미국으로서는 두 번째 희생자입니다.
진행자) 각국 정부의 자국민 대피 작전은 계속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여러 정부가 수단 주재 외교관 철수는 완료했고요. 현재 수단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 대피를 돕고 있습니다. 양측의 충돌로 육로를 통한 이동이 제한적인데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6일 브리핑에서 일부 미국인이 ‘포트수단’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무력 충돌을 피해 수단에서 탈출하려는 수단 국민들의 행렬도 계속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수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집트의 경우, 27일 기준 지금까지 적어도 1만4천 명의 수단인들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집트 외무부는 수단인들 외에도 50여 개국 출신 2천 명이 충돌을 피해 이집트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만약 타이완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하는 타이완 사람들 비율을 집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이 타이완 정치대 선거연구센터에 의뢰해서 지난 3월 말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55%가 외부로부터 침략당하면 미국이 군대를 보내 타이완을 지켜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여론조사는 타이완 성인 약 1천50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미군이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조사 대상 가운데 37%가 유사시 미군 도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INDSR의 류슈팅 분석관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타이완 내 미국에 대한 회의론이 지난해 정점을 찍은 뒤에 약해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서는 전쟁이 나면 미국이 도와주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SDSR이 2021년 9월에 조사했을 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비율이 34%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조사에서는 49%, 같은 해 8월 조사에서는 40%였고요. 이번에 37%를 기록한 겁니다. 4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타이완 방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의심하는 사람들 비율이 꾸준하게 30%가 넘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미국이 도와줄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 비율은 어떤 경향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류 분석관은 전쟁 시 미국의 직접 지원에 대한 타이완 대중들 믿음이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는데요. 재작년에 이 비율이 57%였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인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류 분석관은 2021년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것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졌을 것이고,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우크라이나를 미국이 계속 지원하면서 신뢰도가 회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여론조사들이 가정한 외침이라면 중국의 공격을 말하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향후 5년 동안 중국이 타이완 국가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의 비율이 약 29%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전쟁 선동이 위협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미국인들이 타이완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한 여론조사도 있나요?
기자) 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에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이른바 양안 사이 긴장이 미국에 어느 정도 문제냐고 물었는데, 응답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인들 가운데 약 3분의 2는 타이완을 좋게 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