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간첩 혐의' 미국인 기자 첫 법정 출두, 미국 대사도 현장에…푸틴, 우크라이나 전투 현장 방문


러시아에서 구금 중인 미국인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 특파원이 18일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미결수 시설에 수감 중인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은 구금 결정에 대한 항소 심리를 위해 이날 모스크바 시내 법원에 나왔습니다.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이 러시아 당국에 붙잡힌 이후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린 트레이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이날 법원에 있었다고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체크무늬 셔츠 등 캐주얼 복장으로 재판정에 들어온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은 유리벽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심리를 받았습니다.

현지 매체들이 공개한 영상에서,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은 팔짱을 낀 채 말 없이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종종 가볍게 웃는 순간도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날 진행된 심리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간첩 인정되면 최고 20년형

미국 국적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에서 일해온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은 지난달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지방법원은 5월 29일까지 2개월간 구금이 필요하다고 지난달 30일 결정했습니다.

구금 사유는 ‘일급 비밀’로 표시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간첩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20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습니다.

■ 바이든 “가장 중요한 사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의 부모와 통화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순방을 시작하기 위해 벨파스트로 전용기를 타고 가면서 전화를 진행했습니다.

통화 후,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에반의 가족, 그의 부모와 연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이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아울러 최근 몇 년간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인 2명을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 안보팀이 에반의 석방뿐만 아니라 폴 웰런의 석방을 위해 계속 집중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장피에르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웰런 씨는 지난 2018년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재판에서 16년형을 선고받은 기업 보안 임원입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아울러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에게 러시아 당국이 적용한 간첩 혐의는 근거가 없다며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 영사 접근 허용 안 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 정부가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에 대한 영사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그것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면서 “우리가 그가 구금된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국무부는 접근을 모색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이번 사건을 ‘부당 억류’로 규정했습니다.

다음날(11일)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당국이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구금한 것은 “완전히 불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완전히 불법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그렇게 선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 가능성을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으나, 러시아 외무부는 재판이 마무리된 후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군산복합기업 기밀 수집” 주장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을 체포한 FSB는 혐의 구성 요건에 관해, “미국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자료에서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게르시코비치의 불법 행위를 중단시켰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혐의 사실을 입증할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게르시코비치 특파원은 월스트리트저널 지난달 28일자에서, ‘러시아 경제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는 기사를 쓴 바 있습니다. (>>>해당 기사 바로가기)

■ 푸틴, 우크라이나 전투 현장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우크라이나 헤르손 외곽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 부대를 방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헤르손 외곽 지역을 방문해 야전 지회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크렘린궁 영상 캡쳐)

크렘린궁은 다음날(18일)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헤르손 주둔군 야전 지휘부 회의에 참석해 작전을 지시했다면서, 현장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회의에는 공수군 사령관 미하일 초플린스키 중장, 드니프로 집단군 사령관 올레그 마카레비치 중장 등이 참석해 전황을 보고했습니다.

이날 회의 장면은 러시아 국영 매체를 통해 전국에 방송됐습니다.

크렘린궁 성명에서는 해당 일정의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17일 진행됐다”고 현지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헤르손 주는 러시아가 지난해 가을 강제 병합한 점령지 네 곳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 중심인 헤르손 시를 탈환했습니다.

다만 헤르손 주 외곽은 러시아군이 여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마리우폴을 전격 방문한 바 있습니다.

이날(18일) 크렘린궁은 또한 푸틴 대통령이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에 있는 주방위군 본부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라핀 사령관 등 현장 지휘관으로부터 전황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돈바스 지역에 있는 루한시크 주도 지난해 가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주

■ 사전 계획 없던 일정

푸틴 대통령의 이번 현장 방문은 사전 계획에 없었던 것이라고 크렘린궁은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잇단 점령지 시찰은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들의 현실을 과시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는 현 상황에서 전투 종료와 승리를 선언하고, 점령지를 지키자며 ‘종전선언’을 최근 제안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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