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펀드매니저에서 주님의 사역자로 이끄신 하나님” : 라이프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신흥재정학교

▲신흥재정학교 입구 전경.

요즘처럼 금리 인상 및 물가 상승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는, 기독교인 청년들도 주식, 펀드, 비트코인 등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때 성경적인 세계관을 가르쳐서 재정을 다스리는 지혜를 갖추도록 돕는 기관이 있다. 강동구에 위치한 신흥재정학교 이야기다.

신흥재정학교 설립자인 스티브 현 백(Steve Hyun Baek) 대표는 “크리스천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재정이라는 것이 싸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하나님께서 손에 쥐어 주신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잘 다룰 수 있다고 해도 굉장히 큰 사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현 백 대표의 경력은 매우 화려하다. 뉴욕대학교 경제학 학사,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MBA 전공자로 뉴욕 맨해튼에서 활동한 실력 있는 펀드 매니저다. 현재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러한 그가 “원래 선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선교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면서 이 사역을 하게 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증거했다.

잘나가던 펀드매니저에서 사역자가 되기까지

백 대표는 미국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군사학교를 가게 됐고, 고3 때 후배 생도를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이후 뉴욕대(NYU)에 입학을 했는데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가며 매우 힘들게 학교를 다녔고, 당시 집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노숙을 하기도 했다고. 졸업 후 맨 처음에는 회계사로서 구조조정을 하는 일을 하게 됐는데, 신앙인으로 성실하게 임하기에는 참 어려운 업무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제한적인 자원을 쪼개고 나눌 게 아니라 차라리 풍성하게 판을 늘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법을 고민하다 카이스트에서 금융 공학을 전공하게 된다. 졸업 후에는 모건 스탠리와 에이서 투자자문회사에서 편드 매니저로 일을 했는데 굉장히 잘 됐다고. 에이서는 작은 회사였는데 빠른 시간 내에 성장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있었다. 자산이 불어난 고객들 중 이를 다룰 준비가 안 된 경우에는 이것이 상급이 아닌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고 충격적이었다. 돈을 많이 벌게 되니 회사 동료들 간 불미스러운 일들도 생기면서 속칭 ‘현타’라는 것이 세게 왔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펀드 매니저로 5년 넘게 일한 후, 2018년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선교사가 되기 위해 YWAM의 열방대학을 가게 됐다. 그러나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기본부터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신학교 입학을 결정했다. 웨스트민스터의 스코트 올리핀트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 강의에 매료됐고, 신학교를 정말 재밌게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아이가 생기고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내가 먼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됐고 미국에 남아 공부를 하던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자 한국으로 오게 됐다.

신흥재정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





신흥재정학교

▲신흥재정학교 내부 전경.

백 대표는 “모교회에서 저랑 가깝게 동역하던 집사님 한 분이 침례신학대에 입학하셔서 전도사님이 되셨다. 그분이 ‘현업에 복귀할 생각인지 목사 안수를 받고 선교를 할 것인지’ 물으셨다. 원래는 신학교도 자비량으로 가려고 했었고, 무엇을 해도 할 자신이 있었고, 처음부터 목사 안수를 받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당시 대형교회 집사로서 예산 및 선교 일정을 짜는 행정 업무를 했는데,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 가르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많이 들었다. 또 선교 현지에서도 제가 존경하는 많은 분들이 제대로 신학을 배우고자 한국에 돌아오시는 경향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분은 체육 교사셨는데 아이들을 잘 앙육할 수 있는 대안학교에 대한 고민이 많으셨다. 저는 당시 공교육에 있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성경적인 재정관을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정이라는 것이 크리스천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싸움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하나님께서 손에 쥐어 주시는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이것만 잘 다룰 수 있다고 해도 굉장히 큰 사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은 새터민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선교회를 섬기고 계셨고, 이 친구들이 자유를 위해 남으로 오긴 했지만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모르고 은행 거래도 어려워하는 형편이었다. 이 친구들을 한 번 만났는데 ‘정말 배워 보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해서 축구선교회 남아있는 친구들을 스태프로 세워 총 10명이 시작했다. 새터민들을 위해 시작한 것이라 수업료도 받지 않았다. 이후 새터민들이 한 명 두 명 와서 ‘선생님은 미국인이고 펀드매니저 출신인데 돈 버는 거는 언제 알려 주실 겁니까?’라고 물었다. 난 ‘돈 버는 건 안 알려줄 거야. 주식도 안 알려줄 거야’라고 했다. 수업이 공짜고 의무감이 없으니 한 명 한 명씩 나갔다. 그런데 함께 듣던 친구들이 그냥 끝내기 아쉽고 더 듣고 싶다며 다음에는 자기 친구를 데리고 왔다. 그렇게 강동구 엔젤허브센터에서 새로운 모임을 시작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진행 중에 강동구청 측에서 내용은 공익적인데 종교적 색채를 빼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계속 모임을 가졌는데 사람들이 점차 늘면서 새로운 장소를 찾게 됐고, 지금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된 것이다. 스태프 중 미대와 건축사무소 출신들이 있어서 지금처럼 매우 아름다운 공간으로 꾸밀 수 있게 됐다. 이후 합리적 비용을 측정해서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했고, 현재는 법인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신흥재정학교 클래펌 섹터’라는 이름의 의미

이곳의 이름은 매우 독특하다. 원래 ‘클래펌 섹터’(Clapham Sect.)란 영국 윌버포스와 노예해방론자들의 모임인 ‘클래펌 공동체’를 의미한다.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물질에서 자유하지 못하고 물질을 섬기는 자들이 많은데, 이 기관이 교회처럼 전인적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더라도 물질과 자본주의으로부터 자유케 하자는 취지다.

백 대표는 “조국이 일제 치하에 있지만 언제 돌아 올 줄 모르는 해방의 한 날을 꿈꾸며 광복군을 양성했던 신흥무관학교처럼, 우리가 자본주의 속에 살지만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는 이들이 되길 바라고, 또 그러한 이들을 양성하는 그러한 학교가 되자는 의미로 ‘신흥재정학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지만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우리들이 되길 원한다. 광복도 빛 ‘광’에 회복할 ‘복’ 자로 뜻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와 주식에 대한 교육





신흥재정학교

▲신흥재정학교 내부 전경.

백 대표는 “교회에 필요한 사역비, 생계 유지에 필요한 정도만 받고 사역하니까 유지가 됐다. 학생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들도 사다 놓고 교육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투자와 주식은 절대 안 가르쳤다. 그런데 학생이 ‘전도사님, 절대 안 된다고만 하지 마시고 이야기 좀 들어 주시라’면서 상담을 요청했다. 저는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한국에 오게 된 것도 미국에서 파견을 받아 오게 된 것이고,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반 직장인하고 연봉 차이가 달라서 실상을 정확하게 몰랐다. 그런데 실제로 현실이 너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 만났던 교사분께서 ‘이 친구들이 하란다고 할 친구들도 아니지만,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을 친구들도 아니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하다가 재정에 더 묶일 수 있다. 그렇다면 투자를 가르친다기보다 건전하게 자본시장에서 포트폴리오 운영하는, 농사짓는 법을 가르친다 생각하고 몇 명만 시범적으로 시작을 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조언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소망이 없고 묶인 부분을 풀어주는 훈련을 해보자는 취지로 교육을 시작했는데 참 잘 잘됐다. 주식으로 수익을 크게 냈다기보다는, 교회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자본시장 자산들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큰 돈을 빨리 벌어서 팔자를 고쳐보자’ 이런 게 아니라 변동성이나 수익률 등 물가와 상관관계를 살펴서 실제 수익성이나 위험성을 냉정하게 분석한 뒤 농사 짓듯이 현명하게 관리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한 친구들을 보면서 투자와 주식에 대한 교육을 해나갔다”고 했다.

이어 “원래 온라인 강의는 정상적인 교육이 힘들다. 교실 안에서 학습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방이나 해외에서도 듣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수강생들은 모집이 다 되어 수업이 개설됐는데, 온라인 수강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상이 봤을 때에도 ‘같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잘 만들고 싶었고, 유익한 강의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땀 흘려서 공부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돈을 맡겨서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복채를 내고 복을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 다른 우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주식 투자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나 스스로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것은 성경적이기도 하다. 투자의 기능, 투자의 성향 파악도 알아보고 나에게 맡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한 뒤, 농사 짓듯이 콩, 보리, 밀 등을 얼마나 심을 것인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주식으로부터 자유하기 어렵기 때문이고, 모두가 내고 있는 국민연금도 대부분의 비중이 주식에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이 주식을 하든 안 하든 이해를 하고 알아야 한다. 시장은 어떻게 구성이 돼 있는지, 재무재표와 재무비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개인 재정에 관한 훈련을 받으면서 익숙해질 수 있고, 나의 소비 유형과 과소비에 관해서도 따로 설명한다”고 했다.

재정을 다스리는 것과 소유하는 것의 차이




신흥재정학교

그는 “우리가 보통 재정을 많이 소유하고 싶어하는데, 실제로 그것을 다스릴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 한 달란트도 못 다스리는데 어떻게 다섯 달란트를 주시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재정을 소유하기 전에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께 소유를 먼저 구하지 말고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먼저 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성경은 사단이 공중 권세를 잡은 자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이를 사단에게 잠깐 맡긴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승리하셨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광복군과 같이 이를 회복하는 자리에 있다. 수업을 하면서 일확천금을 바라던 친구들이 일확천금을 두려워하게 되는 모습, 또한 자신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소유라는 청지기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바울처럼 풍부에도 처할 때에나 비천에 처할 때나 자족할 아는 자세를 가르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비그리스도인들은 성경적 세계관에 대해 궁금해한다. 교육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비그리스도인이었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초신자의 뜨거움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이 교육이 바른 재정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청년들에게 성경적인 재정 가치관을 심어주고, 그들의 삶에서 열매가 맺히고, 그렇게 열매 맺는 청년들이 많아지면 건강한 재정관을 가진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가 꿈꾸는 하나님 나라

백 대표는 “재정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인식 속에서 재정을 정말 하나님의 손에 맡기지 않겠나? 이 사역이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 같아 보여도 하나님의 나라가 오는 때를 꿈 꾼다.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뤄지이다’ 주기도문을 읊을 때마다 생각한다. 하나님 나라가 이 세대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끝자락이라도 보고 천국에 간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며 “제가 어떤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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